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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산47

다테야마 7 2005.9라이쵸타이라(雷鳥)산장에서 짐을 들고 무로도(室堂) 역까지 올라가는 일은 아이들 말로 장난이 아니다. 트렁크를 들고 용을 쓰며 올라가는 여자회원의 모습을 보고는 아무리 강심장인 나도 도저히 외면을 할 수가 없어 자청해서 짐을 들어주었는데 기사도 정신 좋아하다가 무도로 역에 도착한 후 나는 파김치가 되고 말았다. 산행을 하기위해 준비를 하는데 트렁크를 가지고 온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누구의 잘 못인가?  한순간의 잘못 생각은 여러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전용버스가 오지 않아 예정에 없던 괴도열차를 타고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내려갔다. 괴도열차를 타보는 기회가 생겨 짐을 들고 내리고 타는 데는 조금 번거로운 점이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비조다이라에서 전용버스로 갈아탄 뒤 도.. 2023. 5. 25.
다테야마 6 우리의 목적지는 이치노코시 산장이 아니다.이산의 최고봉 오야마(雄山/3,003m)와 오난지야마(大汝山/3,015m)를 올라가야만 한다.이치노코시에서 오야마로 오르는 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불안정한 암석과 잡석들이 무질서하게 널려진 급경사지역이지만 1km도 안 되는 거리로 한 시간 정도 고생을 하면 된다. 2,700m에서 3,003m까지 급격히 고도를 높이다보니 숨이 차고 힘이 들기 시작한다.이럴 때는 걸음의 속도와 호흡을 내 페이스에 맞추어 차분히 조절하고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하며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공연히 빨리 간다고 서둘렀다가는 정상은커녕, 잘못하면 아예 산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 쳐졌던 한 회원이 못 견디겠다는 듯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더니 배낭에서 우황청.. 2023. 5. 24.
다테야마 5 2005.9지난밤엔 자다가 머리가 아파 잠시 잠을 깨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나는 원래 고소의 느낌이 상당히 빨리 오는편이라 은근히 걱정이 된다.내가 고소가 온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한다.“아니 히말라야 6,7 천미터 지역에서 한겨울을 보내고 왔다면서 당신도 고소가 오나?” 고소의 효과는 6개월이 지나면 제로가 된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히말라야 등반을 하는 친구들은 일년에도 몇 번씩 고산을 가야만 다음 등반에 지장이 없다.그런데 몇십년이나 지났으니 고소에 대한 면역은 커녕, 힘이 딸려 걷기도 힘든 판이다. 이번 산행에 참가한 회원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박촌장이 나를 소개할 때 남이사는 에베레스트원정대 대장을 했고 우리나라 제일큰 산악단체의 전무이사를 했고, KBS, MBC등 방송출연.. 2023. 5. 24.
다테야마 4 2005.9무로도(室堂)는 나무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2,450m나 되는 高原지대다. 호수가 2개나 있고 뜨거운 유황이 솟아오르는 계곡도 있는 상당히 넓은 지역으로 이곳에 처음 올라오면 고소를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평지보다 걸음걸이도 힘들고 짐도 훨씬 무겁게 마련이다.무로도역에서 우리가 묵는 라이죠타이라(雷鳥莊)까지는 가이드 조군의 말에 의하면 20분이면 간다고 했는데 그건 고소에 적응이 되고 맨몸일 때의 경우이지 우리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얘기다. 다행이 비는 오지 않아 조금 낫기는 하지만 트렁크를 들고 가는 사람은 점점 죽을상이 된다. 트렁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는데 같이 가다보니 영 입장이 난처하다.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처세가 영 .. 2023. 5. 24.
다테야마 3 2005.9비조이다라(美女平)를 출발하여 고도를 높혀가는중 쇼묘폭포를 내려다 볼수 있다는 지점에 도착하였으나 잔뜩낀 구름 덕분에 전망을 포기하고, 무로도를 향해 계속 올라 갔다. 비조이다라를 출발하여 산허리를 돌고돌아 30분정도 오르다보면 마다가하라 고원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7, 8월이면 온갖 야생화가 만발하여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한다. 산책로를 곳곳에 만들어 놓은 모습이 보여 당장 버스에서 내려 야생화를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곳에서 무로도(室堂)까지 이어지는 23km의 산악도로 주변은 겨울 동안 눈이 20m나 쌓여 3월경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하여 4월 중순 개통을 할 때는 알펜루트의 상징인 20미터의 설벽 터널이 나타나는데 일본인들은 이 길을 오다니(눈의 계곡)라고 부르며 이.. 2023. 5. 24.
다테야마 2 2005. 9.9이번 산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다테야마(立山)다.다테야마는 우리나라의 동해쪽인북알프스 가장 북단에 위치하고 최고봉인 오난지야마(3,015m), 오야마(3,003m), 후지노오라타테등 세 개의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벳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고 하여 이 산군을 총칭해서 다테야마(立山)라고 부른다. 그리고 동쪽의 도야마 현에서 다테야마 산줄기를 관통하여 나가노 현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있으니 이 도로가 바로 그 유명한 알펜루트이다. 알펜이란 말은 알파인의 일본식 발음으로 총길이 89km의 이 도로를 지나가려면 케이블카. 고원버스, 트롤리버스, 로프웨이, 도보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다소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만큼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다는 얘기도 된다. 복잡한 .. 2023. 5. 24.
다테야마 1 2005.9젊은 시절에는 힘이 있어 이산 저산 무조건  올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가 과연 앞으로 얼마나 산을 오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산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번 일본 북알프스는 산행은  다섯번째 산행인가 싶다. 120명의 많은 인원를 인솔해서 다녀 가기도 했고, 혼자서 간적도 있는데 그것이 벌써 10여년전의 일이다.그동안 문득  100명의 인원을 인솔하고 산행을 하다가 인사사고까지 났던 立山(다테야마)과, 카미고지를 출발하여 병풍암 옆 설계를 어렵게 오른뒤 광활하게 펼쳐지는 가라사와 휴테앞의 급사면 모습이 떠오르곤 하여,  다시 한번 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 어렵사리 기회가 주어졌다. 산수마을 박촌장이 주관하는 이번 북알프스 산행은  예정했던 인원.. 2023. 5. 24.
칼봉산 2005.5 4월말 칼봉산 산행 시에 칼봉산 능선 밑에서 금낭화의 엄청난 군락지를 보고 꽃이 필 무렵 다시 오자고 했던 약속이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벌써 5월 중순이다. 아무래도 꽃이 다 질 것만 같아 조바심이 난다. 야생화에 초보자인 나는 조금 걱정이 되지만 표 작가는 큰 걱정을 하고 있다. 마음먹고 날을 잡아 출발을 약속했는데, 많으리라 예상했던 인원은 줄고 줄어 출발 당일에는 3명의 단출한 식구가 되었다. 아침 8시 15분 반포를 출발, 가평을 향하는 토요일의 경춘 가도는 아침시간인데도 예상외로 차가 많이 밀린다. 출발한지 두 시간이 넘은 10시 반에야 가평에 도착을 했고 비포장도로인 깊은 산속 경반리 분교까지 가는 데는 다시 30분이 더 걸렸다. 학생이 줄어 이제는 폐교가 된 경반리 분교는 MT신.. 2023.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