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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산43

북알프스 3 2005.9 알프스 산행 마지막 날, 잠결에 들으니 밤새 비바람 소리가 요란하다. 태풍이 그 위세를 본격적으로 떨치는 듯 하여 마음이 불안하다.아침에 일어나니 그 위세는 여전하여 하산길이 걱정된다. 오늘은 호다카다케(穗高岳) 산장을 출발하여 북알프스 최고봉 오꾸호다까다께(墺穗高岳/3,190m)를 올랐다가 마에호다까다께(前穗高岳/3,090m)를 경유, 다께사와(岳澤)휴테를 지나 가미고지(上高池)로 내려가는 총 12km, 산행시간 7시간의 코스다. 그런데 정상까지의 암벽 길은 1km밖에 안되지만 그다음 마에호다까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위험하다.  어제 올라올 때의 상황을 보아서는 예정된 코스로 내려가기에는 무리가 따른 다는 판단아래 하산코스를 우리가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하산 길은 약 12k.. 2023. 5. 25.
북일프스 2 2005.9 마침내 결전의 날은 밝았다. 만일 태풍이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면 산행은 아무래도 포기를 해야 한다.밤새 빗소리를 들으며 걱정을 했는데 아침이 되니 빗줄기가 약해져서 산행에는 별 지장이 없을 듯하다.바람만 강하지 않다면 산행중에 비 맞는 거야 그리 문제 될 것은 없다. 오늘 산행은 1,615m의 요꼬산장을 출발하여 가라사와(/2,350m) 산장을 경유 호다카다케(穗高岳/ 2,983m) 산장까지 올라가야 한다.요꼬산장에서 강을 따라 직진을 하면 야리게다께로 오르는 길이고 산장에서 마주 보이는 요꼬대교를 건너 橫尾谷 숲속으로 진행하면 가라사와(涸澤)로 가는 길이다.장비를 갖추고 출발을 할 즈음 회원 두 사람이 포기 의사를 밝힌다. 태풍 속에 산을 오르기가 부담스럽고 잘못하면 다른 사.. 2023. 5. 25.
북알프스 1 2005.9셋째 날 일정은 산행의 부담이 없는 날이다. 오늘은 아침 식사를 하고 도야마(富山) 시내로 들어가 장비 점에 잠시 들린 뒤 북알프스 등산 기점인 가미고지(上高地)까지 차로 이동, 다시 요꼬(橫尾) 산장까지 평지 길을 걸어가는 일정이다. 도야마 장비점은 전문장비점이라기 보다는 레져용품이 전부 모여 있는 규모가 큰 마트 같은 곳인데 특별히 살만한 물건은 눈에 띄지 않는다. 스패츠, 우의 등 미처 준비 못한 장비를 구입한 뒤 가미고지를 향해 출발을 했다.   가미고지까지는 3시간정도 걸리는데 중간 平湯溫川 버스터미널에서 도시락을 공급받아 차내에서 도시락으로 중식을 해결하며 가미고지를 향해 달렸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문은 역시 태풍의 진로이다. 일본에서도 뉴스시간마다 태풍의 진로와.. 2023. 5. 25.
다테야마 7 2005.9라이쵸타이라(雷鳥)산장에서 짐을 들고 무로도(室堂) 역까지 올라가는 일은 아이들 말로 장난이 아니다. 트렁크를 들고 용을 쓰며 올라가는 여자회원의 모습을 보고는 아무리 강심장인 나도 도저히 외면을 할 수가 없어 자청해서 짐을 들어주었는데 기사도 정신 좋아하다가 무도로 역에 도착한 후 나는 파김치가 되고 말았다. 산행을 하기위해 준비를 하는데 트렁크를 가지고 온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누구의 잘 못인가?  한순간의 잘못 생각은 여러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전용버스가 오지 않아 예정에 없던 괴도열차를 타고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내려갔다. 괴도열차를 타보는 기회가 생겨 짐을 들고 내리고 타는 데는 조금 번거로운 점이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비조다이라에서 전용버스로 갈아탄 뒤 도.. 2023. 5. 25.
다테야마 6 우리의 목적지는 이치노코시 산장이 아니다.이산의 최고봉 오야마(雄山/3,003m)와 오난지야마(大汝山/3,015m)를 올라가야만 한다.이치노코시에서 오야마로 오르는 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불안정한 암석과 잡석들이 무질서하게 널려진 급경사지역이지만 1km도 안 되는 거리로 한 시간 정도 고생을 하면 된다. 2,700m에서 3,003m까지 급격히 고도를 높이다보니 숨이 차고 힘이 들기 시작한다.이럴 때는 걸음의 속도와 호흡을 내 페이스에 맞추어 차분히 조절하고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하며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공연히 빨리 간다고 서둘렀다가는 정상은커녕, 잘못하면 아예 산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 쳐졌던 한 회원이 못 견디겠다는 듯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더니 배낭에서 우황청.. 2023. 5. 24.
다테야마 5 2005.9지난밤엔 자다가 머리가 아파 잠시 잠을 깨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나는 원래 고소의 느낌이 상당히 빨리 오는편이라 은근히 걱정이 된다.내가 고소가 온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한다.“아니 히말라야 6,7 천미터 지역에서 한겨울을 보내고 왔다면서 당신도 고소가 오나?” 고소의 효과는 6개월이 지나면 제로가 된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히말라야 등반을 하는 친구들은 일년에도 몇 번씩 고산을 가야만 다음 등반에 지장이 없다.그런데 몇십년이나 지났으니 고소에 대한 면역은 커녕, 힘이 딸려 걷기도 힘든 판이다. 이번 산행에 참가한 회원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박촌장이 나를 소개할 때 남이사는 에베레스트원정대 대장을 했고 우리나라 제일큰 산악단체의 전무이사를 했고, KBS, MBC등 방송출연.. 2023. 5. 24.
다테야마 4 2005.9무로도(室堂)는 나무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2,450m나 되는 高原지대다. 호수가 2개나 있고 뜨거운 유황이 솟아오르는 계곡도 있는 상당히 넓은 지역으로 이곳에 처음 올라오면 고소를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평지보다 걸음걸이도 힘들고 짐도 훨씬 무겁게 마련이다.무로도역에서 우리가 묵는 라이죠타이라(雷鳥莊)까지는 가이드 조군의 말에 의하면 20분이면 간다고 했는데 그건 고소에 적응이 되고 맨몸일 때의 경우이지 우리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얘기다. 다행이 비는 오지 않아 조금 낫기는 하지만 트렁크를 들고 가는 사람은 점점 죽을상이 된다. 트렁크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는데 같이 가다보니 영 입장이 난처하다.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처세가 영 .. 2023. 5. 24.
다테야마 3 2005.9비조이다라(美女平)를 출발하여 고도를 높혀가는중 쇼묘폭포를 내려다 볼수 있다는 지점에 도착하였으나 잔뜩낀 구름 덕분에 전망을 포기하고, 무로도를 향해 계속 올라 갔다. 비조이다라를 출발하여 산허리를 돌고돌아 30분정도 오르다보면 마다가하라 고원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7, 8월이면 온갖 야생화가 만발하여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지는 곳이라고 한다. 산책로를 곳곳에 만들어 놓은 모습이 보여 당장 버스에서 내려 야생화를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곳에서 무로도(室堂)까지 이어지는 23km의 산악도로 주변은 겨울 동안 눈이 20m나 쌓여 3월경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하여 4월 중순 개통을 할 때는 알펜루트의 상징인 20미터의 설벽 터널이 나타나는데 일본인들은 이 길을 오다니(눈의 계곡)라고 부르며 이.. 2023.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