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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6동계에베레스트등반기4

85,86 동계에베레스트 등반기(하) 1월 1일 (수) 1986년의 새해 첫날은 밝았다. 지난밤 심하게 불던 바람은 아침이 되어도 그치질 않고 계속된다. 아침에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서는 순간 머리에 썼던 모자가 바람에 날려 계속 굴러 간다. 뒤쫓아 가다보니 모자는 한 참 굴러 언덕 아래 크레파스 속으로 사라진다. 내려가서 컴컴한 크레파스 밑을 보니 모자는커녕 나까지 내려오라는 듯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어 모자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되돌아오고 말았다. 새해 첫날 액땜을 했다고 애써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침에 C3로 짐 수송차 출발한 세 명의 셀파는 가다가 힘이 든다고 자기들 멋대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그런데 몰래 돌아온 이들이 아무소리도 안하고 슬그머니 자기들 텐트 안에 들어가 누워있어 돌아올 시간이 되어도 소식이 없는 셀파들이 혹시 무슨 .. 2023. 5. 23.
85,86 동계에베레스 등반기 (상) 동계에베레스트 원정기 (상)지구의 세 번째 극점 에베레스트지구에는 세 개의 극점이 있다고 한다. 지구의 제일 밑 부분인 남극점과 제일 윗부분인 북극점, 그리고 지구에서 제일 높은 지점인 에베레스트의 정상이 바로 세 극점이다.우리 고대산악회는 지구의 3극점중의 하나인 에베레스트를 그것도 정규시즌이 아닌 동계에 오르고자 계획을 세웠다.동계시즌 등반 계획은 우리의 등반 능력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꼭 동계에 해야 하겠다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도 아니다. 5대륙 최고봉을 우리 고대산악회 단독으로 직접 오르고자하는 계획을 추진하던 중 에베레스트의 등반 허가 관계가 봄, 가을 시즌은 다른 등반대가 등반 신청을 해 놓은 뒤라 남은 빈자리를 찾다보니 할 수 없이 그 어렵다는 동계시즌으로 결정된 것이다.우리나라의 산도 마찬.. 2023. 5. 23.
1984 에베레스트 트레킹(하) 남체에서 B.C~ 카트만두 까지 남체바잘(3440m) 의 3천미터가 넘는 고도는 일반적으로 고소적응이 안된 사람에게는 괴로운 곳이다.3천에서 4천 미터로 넘어가기 전 충분한 고소적응을 안 할 경우 그 증세는 점점 심각해져서 결국은 감당이 안 되는 경우까지 가게 된다.우리는 남체에서 충분한 휴식을 하기로 했다. 오래간 만에 약식이지만 더운 물로 간이 목욕도 하고 이것저것 입맛대로 음식도 해먹으며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우리가 묵은 롯지 주인 파상은 이곳 사람치고는 조금 한량 끼가 있는 듯 한 젊은 친구인데 일본은 물론 한국도 다녀왔다고 하며 1년이면 몇개월만 집에 있고 주로 일본에 많이 가 있는다고 하는데 가게에 붙어 일을 하는 것 보다는 놀러 다니는 것을 더 좋아 하는 친구로 그의 사촌형까지 합세하여 우리는 이곳저곳 신나게 놀러 .. 2023. 5. 23.
1984년 에베레스트 트레킹 (상) 서울 출발~남체바잘(3,440m) 등산용어사전에서 트레킹이란 뜻을 찾아보면“원래는 소달구지로 멀고도 험난한 길을 여행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인데, 산록일대의 등산로를 따라 이산 저산으로 여행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주로 히말라야 산록을 오르내리는 여행을 트레킹이라고 한다”라고 적혀있다.지금은 히말라야 트레킹도 상당히 발전하여 포터, 쿡, 가이드를 대동하고 텐트, 침낭, 취사장비등 무거운 짐은 전부 포터에게 맡긴 채 작은 색이나 지고 편안하게 산행을 하고 있어 옛날의 트레킹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1984년 우리나라에 트레킹에 대한 개념이 일반화되기 전 에베레스트 동계등반을 대비한 정찰을 위해 지리에서부터 루크라를 거쳐 에베레스트 베이스 지역까지 산악부 동기인 강수와 둘이서 20일간 트레킹 했던 기록을 정리해 보았다.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이 코스.. 2023.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