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50 프란치스코의 작은 자수전 2019-12-02 프란치스코는 병광 형님의 세례명이다. 형님은 80이 넘어 클라라의 인도로 가톨릭에 귀의하여 독실한 신자가 되신뒤에 거주 하고 계신 양양에서 매주 빠지지 않고 성당에 나가신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는데 형님의 믿음 또한 예사롭지가 않다. 덕분에 나도 라오스 가기 전 양양에 거주 할 때 병광 형님의 영향으로 성당에 나가 교리공부를 하다가 세례를 받기 직전 라오스로 떠나게 되어 가톨릭 신자의 대열에서 낙오가 되었다. 한 달 전 병광 형님과의 통화에서 자수전시회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상황 파악이 잘 안되어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수라는 것이 바느질과 달라서 나름대로 예술적인 감각과 재능이 있고 오랜기간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인데 90이 다된 영감님이 어두운 눈을 가지.. 2026. 9. 20. 민둥산 억새밭 2002-11-03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3일은 단풍과 억새산행하기에는 아주 제격이다. 단풍이야 서울 근교 산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억새는 큰맘을 먹어야 볼 수가 있다. 민둥산은 사실 서울에서 당일로 가기에는 조금 먼 듯한 느낌이 든다. 버스를 타면 갈 때는 상관이 없지만 올 때 길이 막혀 애를 먹기 때문에 기차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오늘의 멤버는 58학번의 원용덕 형님이 제일 고참이고 62학번의 이상남, 지온 동기인 서울치대산악부의 김무, 그리고 63학번 남상태, 74학번의 김명기(원예)등 모두 6명의 단골 손님들, 아침 8시의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을 떨다보니 청량리 역에 도착한 시간이 7시 40분, 그런데 벌써 두 사람이나 나와 있다. 11월 3일 멤버중 지온 형은 오래간만에 기.. 2026. 9. 18. 북한산 숨은벽 눈사태 길거리 어느 횟집 앞을 지나다가 나는 무심히 횟집 수족관 안에서 활기차게 움직이는 고기들을 보았다. 나는 바닷고기들의 이름을 잘 모르지만 아무튼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아래위로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이 제법 생기가 있어 보인다.그 물고기들을 보다가 나는 문득 이 고기들은 자신들이 잠시 후에 횟감이나 매운탕 감으로 생을 마감해야 할 비참한 운명에 처해있는 절박한 사정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만약 사람들이 저 물고기의 처지가 되어 잠시 후에 죽을 운명이라면 그 사람은 아마도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생을 생각하며 비참한 심정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다.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사실 우리는 잠시 후에 일어날 일을 모르면서 살고 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그 백화점이 무너.. 2026. 9. 17. 고대 화정체육관의 인공암장 2007-02-14 고대 화정체육관내에 인공암장이 설치 되었다.예상보다는 작은 규모로 대회를 치를 만한 정도는 안되지만 학생들을 위한 시설로는 훌륭한데 스포츠크라이밍이 일반화된 외국과는 달리 여건이 좋은데 아직은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지를 않다고 한다.산악부 재학생들이 아르바이트겸 번갈아가며 관리를 하고 있어 우리가 학교 다닐 때와는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강의시간이 빌 때는 자일을 들고 인왕산으로 뛰어가던 그 시절이 어느새 40여년이나 지났다.큰맘 먹고 나도 한번 시도를 해 보았는데 반도 올라가지를 못했다. 마음은 아직도 20대 같은데 몸은 전혀 협조를 안한다. 2026. 9. 17. 김재섭의 1대간 9정맥 무지원 단독 완주 "김재섭" 그는 奇人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을 奇人이라고 부르는데 그는 달라도 보통 다른 게 아니다.奇人이라고 불리우는 사람은 사실 좋게 얘기해서 그렇게 부르지만 돌아서서는 미친놈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기도 한다.모든 일을 유별나게 잘 하려면 미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예술이 그렇고, 운동이 그렇고, 공부도 마찬가지이며 사업 또한 다를 바 없다. 미친 듯이 하지 않으면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는 일은 그 사람이 그 방면에 아주 특별난 재능이 없는 한 그리 많지 않다.요즈음엔 우리나라 산줄기를 산맥이라는 이름대신 대간, 정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가 않다.1910년 한일 합방이전 일본은 조선을 강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1905년과 6년 두 차례.. 2026. 9. 17. "50년 전에 하늘의 별이 된 김유인에 대한 기억들" 2026년 8월 7일은 김유인이 재학생들과 하계 등반을 가서 설악산 울산암 암벽등반을 하다가 낙석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1976년 8월 7일, 그때 나는 대림동에서 샤모니라는 양화점을 하고 있을 때였다. 토요일 오후, 손님도 없고 조금은 무료한 가운데 가게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니, 수화기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형, 저 성암인데요, 유인이 형이 죽었어요”“뭐라고? 야 인마, 얘기를 좀 차근차근히 해봐” 설악산에 하계 등반을 간 성암이가 갑자기 전화를 하면서 밑도 끝도 없이, 유인이가 죽었다고 하니 순간 무슨 말인지 얼른 판단이 안 된다. 성암이는 나한테 핀잔을 맞고는 다시 내용을 설명하는데, 설악산으로 하계 등반을 간 .. 2026. 9. 9. 평창 대덕사 계곡의 야생화 2006년 7월 3일 야생화 하나 보기 위해 멀고 먼 평창까지 달려간 다섯 명의 사나이들, 그들의 열정에 온다던 비도 잠시 주춤한다. 대덕사 계곡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조그만 계곡이지만 몇몇 희귀 품종 때문에 야생화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비에 젖은 계곡은 깊은 산 분위기가 나서 좋기는 한데 산 중턱에 있는 대덕사는 생각보다 너무 초라한 절이다. 그런데도 2km 가까이 되는 산길을 절 입구까지 말끔하게 포장을 해놓은 것은 부처님의 은덕 때문이 아닌가 싶다.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 바닥에는 오디가 새까맣게 떨어져 있는데 나는 사진 찍는 것보다 달디 단 오디 따 먹는 재미가 더 좋아 먼길 온 보람을 그나마 느낄수 있었다.계곡을 따라 오르내리며 숨어있는 야생화를 찾는 일은 마치 보물찾기를.. 2026. 6. 1. 6월의 북배산 2007년 06월 25일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일기예보는 일요일의 산행에 대하여 조금은 부담감을 준다. 7시 30분 청량리 역 집합 메일을 발송했지만 날씨 탓에 과연 몇 사람이나 나올 것인가? 이럴 때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아무도 안 나오면 나혼자라도 간다" 비장한 결심을 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비는 오지 않는다. 집 나설 때 비가 안오면 일단 산행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아침 7시 반 청량리역에 모인 우리 멤버는 놀랍게도 8명이나 모였고 가평역으로 나온 고재욱 교수를 합하면 9명이나 된다.누구의 말처럼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 들이다. 일요일 아침 6시, 전철역 홈에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북배산을 바.. 2026. 5. 30. 가족간의 갈등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가족 간의 갈등은 때로는 가까이 사는 것이 좋긴 하지만 때로는 서로 떨어져 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세상에서 정의하는 자식과 부모 간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이렇게도 표현한다.“부모 자식 간은 국이 식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따로 사는 것이 좋다”사생활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서양 사람들은 이것을“거리를 둔 친밀감(intimacy at a distance)” 이란 말로 표현한다.함께 사는데 따르는 필연적인 갈등과 그렇다고 남같이 멀리 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관계에 대한 궁여지책의 해법이라고나 할까.그렇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이나, “먼 친척보다는 이웃사촌이 낮다” 는 말이 있듯이 가족 간의 관계는 “좋을 때는 가깝게, 나쁠 때는 .. 2026. 5. 30. 이전 1 2 3 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