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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산

김재섭의 1대간 9정맥 무지원 단독 완주

by 돌단풍 2026.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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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그는 奇人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을 奇人이라고 부르는데 그는 달라도 보통 다른 게 아니다.

奇人이라고 불리우는 사람은 사실 좋게 얘기해서 그렇게 부르지만 돌아서서는 미친놈이라는 호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모든 일을 유별나게 잘 하려면 미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예술이 그렇고, 운동이 그렇고, 공부도 마찬가지이며 사업 또한 다를 바 없다.
 
미친 듯이 하지 않으면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는 일은 그 사람이 그 방면에 아주 특별난 재능이 없는 한 그리 많지 않다.
요즈음엔 우리나라 산줄기를 산맥이라는 이름대신 대간, 정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가 않다.
1910년 한일 합방이전 일본은 조선을 강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1905년과 6년 두 차례에 걸쳐 "고또분지로"라는 지질학자를 우리나라에 파견하여 지질을 조사한 후 옛날부터 내려오던 우리나라 고유의 산줄기 이름인 대간과 정맥이라는 호칭을 산맥이란 이름으로 바꾸어 버렸다. 당시의 우리나라 학자들은 선진 학문이라는 美名에 眩惑되어 그들의 술수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였으니 嗚呼痛哉라 망국의 길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연유로 불리는 산줄기 이름을 일본의 강점기에서 벗어난 지가 얼만데 아직도 산맥이라는 호칭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나는 알 수가 없다.
 
백두대간이라는 낯선 단어가 우리에게 알려진 뒤 산꾼들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것이 애국을 하는 몸짓인양 백두대간의 의미도 미처 깨닫기 전에 백두대간 종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산줄기들은 10개의 큰 강물을 구획하는 기본적인 기능과 더불어 산줄기와 강줄기를 이해함으로서 예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기상, 문화, 풍습, 지역적인 언어 등을 알 수가 있는데 휴전선으로 갈라진 남북 관계에서 지금 우리가 갈 수 있는 산줄기는 토막진 백두대간과 9정맥뿐이다.
 
김재섭은 29년간 대한항공에서 승무원으로 근무를 하였다. 젊은 날을 하늘에서 보내는 동안에도 그의 마음은 항상 산에 있었다.
그와의 첫 번 만남은 69년 3월, 내가 군에서 제대를 한 뒤 4학년에 복학을 했을 때다. 2학년인 그는 1학년의 어려운 시절을 지내고 산에 대한 이해와 재미가 붙기 시작하던 때인데 첫눈에도 골격이 우람한 그는 힘과 유연성이 좋아 바위를 할 때는 항상 선등을 했다.
당시는 학생들의 데모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라 툭하면 계엄령이 내리고 학교는 휴교령이 내리기 일쑤였는데 그러면 우리는 좋아라고 짐 싸들고 산으로 들어갔다.
며칠씩 야영을 하며 평상시 점찍어 두었던 바위 코스들을 섭렵하던 기억이 새로운데 그는 처음 가는 코스도 개념도 하나만 가지고 선등을 쉽게 하는 바위의 귀재였다.
당시의 자일파트너로 울산암에서 죽은 유인 이와, 재섭, 그리고 나는, 죽이 맞아 잘도 다녔는데 당시 새로 개척되어 어려운 코스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표범길을 오르며 긴장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는 지금도 웬만한 코스는 전부 선등을 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2003년 4월 대한항공을 퇴직한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못 다닌 산에 대한 한을 풀듯 백두대간 산행을 시작한다.
2003년 5월, 주위에는 알리지도 않고 백두대간의 품으로 겁도 없이 뛰어든 그는 351km의 산길을 주위의 지원도 없이 혼자서 36일간에 주파를 한다.
하루에 걸은 거리는 평균 20.4km, 하루에 두 끼씩 먹고 50리 길을 한 달 넘게 걸을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은 과연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뒤 최근 2008년 10월 13일 까지 계속된 그의 대간과 정맥 종주는 주위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가운데 그 대단원의 장을 마감했다.
 
먹는 음식은 육포와 미숫가루, 그리고 약초와 먹을 수 있는 풀들을 뜯어서 간단한 양념을 해서 반참 겸 먹었고 잠 자리는 후라이 없는 2인용 텐트를 비닐과 더불어 사용하여 무게를 줄였으며 조리 기구는 달랑 시에라 컵 하나, 운행 시간은 아침 6시부터 해가 질 때 까지 10시간 이상 걸어 휴식일 없이 36일간 하루에 20km씩을 소화 했으니 그는 진정 철인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그의 운행 기록을 검토하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1대간 9정맥의 그가 걸은 거리는 2,721km, 걸린 날자는 154일이다. 평균을 내보면 1일 17.4km를 걸었다. 그 거리를 맨몸으로 걸은 것이 아니고 먹고, 입고, 자야 하는 모든 장비를 다 짊어지고 중간의 지원 없이 순전히 혼자서 해 냈다는 사실이다.
 
지금 백두대간 능선에 가보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대간 종주를 하고 있다. 표시기는 마치 서낭당 깃발처럼 나부끼고 길 찾기가 어려워 헤매던 험로는 대로로 바뀌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대간의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을 제한할 정도다. 그래도 그렇게 조건이 좋아진 대간 길을 주파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 끝까지 완주 한다는 것은 커다란 영광이요 산악인의 긍지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이를 악물고 도전을 한다.
 
김재섭은 대단한 사람이다. 히말라야 8천 미터 14좌와 7대륙 최고봉을 오르는 것도 대단하지만 김재섭이 이룩한 산행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 아니겠는가?
그는 그의 산행에 대해 주위에 알리지도 않고 매스컴의 주목도 받지 못했다. 나는 틈틈이 그에게 기록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사진이나 산행기 등을 정리하라고 충고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자기가 좋아서하는 건데 주위에 떠들고 싶지 않다고 겸손해 했지만 이번 고대산악회 창립 70주년에 완주 기념패를 받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어 산 잡지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산행 중에 시 낭송을 자주 한다. 그래서 그와 산행을 할 때는 그의 시낭송이 하나의 레퍼리토리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낭송 할 수 있는 시는 50여 편이나 된다.
인적 없는 산길을 가면서 그는 시를 읊는다고 한다. 그의 시는 나무가 듣고, 바위가 듣고, 스쳐가던 바람이 듣는다.
그는 오늘도 어느 산인가를 헤매고 있을 것이다.
 
 
[산 행 기 록]
 
=  대간 종주 (1대간)  =
 
1. 백두대간  734km 2003. 5.4 ~   6.8 (36일)     20.4km
 
2. 정맥 종주 (9정맥)
   1)    낙동정맥                 (351km)     2006. 5.20 ~ 6.12 (24일)                    평균  14.6km
   2.3)  금남호남, 호남정맥   (465km)    2007. 5.16 ~ 6.13 (29일)                    평균  16km
   4)    낙남정맥                 (220km)     2007. 7.16 ~ 7.23 (8일)
                                       (2,721km)   2007.8.14일         (8일)   154일    1일 평균   17.7km
                                                          8.7 ~  8.14          (8일)                               13.8km  
   5.6)  한남금북, 금북정맥   (416km)   2008. 5.16 ~ 6.8    (23일)                              18km
   7)    금남정맥                 (170km)   2008. 7.3 ~ 7.10    (8일)                                  21km
   8)    한남정맥                 (174km)   2008. 9.19 ~ 9.27  (9일)                                  19km
   9)    한북정맥                 (191km)   2008. 10.5 ~ 10.13 (9일)                                  2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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