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가려던 일산 라이딩 계획이 비 때문에 무산이 되었다가 결국 일요일 실행이 되었다. 혼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 날 가던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계획을 세운 일은 실행을 해야 매듭이 지어 진다.
부평 갈산에서 일산을 가려면 한강을 넘어가야 하는데 차로만 가 봐서 자전거의 경우 어떻게 가야하는지 또 자전거로 가기가 용이한지 조금은 난감하지만 수소문에 의하면 행주대교를 넘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은 도전해 보기로 한다.
무슨 일을 할 때 숙달된 사람들에게는 별 것이 아니지만 처음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배 힘이 들기 마련이고 더구나 혼자서 할 때는 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부평에서 행주대교를 가려면 부천 중동대로에서 행주대교로 연결된 39번 도로를 타야 된다. 지도를 보면 도로가 송내역에서 행주 대교 까지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데 문제는 자전거 통행이 어떤가가 관건이다.
39번도로에 접어드니 다행이도 갓길이 생각보다는 여유가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된다. 좁은 자동차 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리는 차들과 신경전을 벌이며 자전거를 타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못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강한 특성이 있는데 자동차와 자전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한자의 배려를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자칫 목숨을 건 무모한 도전이 될 수도 있는 도로의 자전거 주행은 모두들 말리는 일중의 하나이다.
나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비상 연락처를 등에맨 배낭에 부착을 하고 다닌다. 인생은 어차피 도전속에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정표에 도로 번호 표시를 해 놓는 것이 기본인 것 같은데 설치회사 잘못인지 담당 공무원 잘 못인지 좌우지간 기본이 안되어 있는 이정표다


좁아진 갓길은 작은 돌, 깨진 유리등이 있어 자전거타고 달리기에는 아무래도 불안하다



행주대교를 건넌뒤에 이정표만 보아서는 호수공원으로 가는 길을 가늠하기가 애매하여 잠시 주저. 좌측 능곡방향으로 차들이 오기전에 부지런히 돌파

그런데 내가 가는 도로는 지도상에 보면 결국 39번 도로로 계속 가고 있는 것인데 이정표에는 이런 내용이 표시가 안되어 있다. 참으로 무식한 .....

호수공원 방향으로 달리다 보니 도로 변에 주말 농장의 모습이 보인다. 일요일을 맞아 가족들이 와서 자기 밭을 돌보고 있다.

12시 40분, 드디어 일산 호수공원에 도착, 집에서 25km의 거리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무척 많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이 즐거운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이 보기가 좋다. 그러나 나는 마음도, 배도 곺아서 한적한 장소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오다가 사온 감자떡을 펴 놓고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며 끼니를 때웠다



2시 호수공원을 출발, 오후가 되니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주차장은 만원 사례다. 주차장 출입이 통제되어 차들이 한 차선을 막고 길게 늘어서서 대기를 한다. 이 차들 때문에 갓길이 없어져 자전거 통행이 불편하다.
복잡한 호수공원 주차장을 벗어나 제대로 속력을 내기 시작할 무렵 차 한대가 내앞을 가로 지르며 가더니 갑자기 대각선으로 서 버린다.
이런 황당한... 아마도 주차장이 만원이자 차 댈곳을 찾다가 주차장이 빈 관공서의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차를 세운뒤 눈치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갓길에 차를 세우던가 해야지 달리는 자전거 앞을 갑자기 가로 막으며 차도 가운데 대각선으로 차를 세운채 서있는 행위는 무슨 경우인지. 화가 나서 옆으로 지나가며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한마디 했더니 이 운전자가 내 뒤를 쫓아 와서 옆에 차를 세우며 무어라고 소리를 지른다.
언성이 높아지며 말싸움을 하는데 옆에 탄 부인이 역성을 든다. 길 찾느라고 깜박이를 켜고 차를 세웠는데 당신이 비켜가면 되지 왠 말이 많으냐는 말에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오는데 뒤에 탔던 학생 같은 딸이 한마디 한다. 자전거도 차인데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가야 하지 않느냐고 대든다.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판단을 못하고, 또 자기의 행위가 가장 정당하다고 확신을 하는 사람들 한테는 말이 필요 없다. 요즈음 좌익 우익하며 싸우는 사람들의 경우와 똑 같다.
교통 법규? 나는 법대로 50cm 이내의 갓길로 정확히 주행하고 있었고 자기들은 달리다가 길 찾는다고 갑자기 차도 가운데 차를 세우고 서 있으면서 교통법규를 찾고 있으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행주대교를 올때와 달리 반대편 방향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했다. 자전거 도로가 너무 좁아 맞은편에서 오는 자전거 타는 사람을 만나면 한편이 정지하여 피해 주던가 스치듯이 교행을 해야하는 불편이 있지만 그래도 달리는 차의 위험에서 벗어 날 수있다는 것은 큰 다행이다
행주대교를 다 건넌뒤에 앞에 가던 사람들이 우회전하여 아래로 내려간다. 그쪽으로 가면 어디가 되길래 사람들이 많이 가는가 궁굼하여 뒤쫓아 가보았다. 아래로 내려가니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가 나타나며 엄청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려간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조금더 가다보니 강서습지생태공원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런 곳을 그냥지나가면 말이 안된다. 자전거를 단단히 열쇄로 채워 놓고 한 바퀴 돌아본다. 그런데 이 생태공원이 문제가 아니고 나중에 나와서 보니 이곳이 바로 한강변 남쪽 자전거 도로의 시발지인 것이다.




강변 자전거 도로에 들어서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행주 대교에서 시작하여 한 없이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끝까지 갈 수는 없고 일단은 사람들을 따라서 가는데 까지 가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4km 정도의 속력으로 달린다.



오늘 총주행거리는 75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