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고 구일역을 지날 때마다 안양천변 자전거 도로의 모습을 보고 언젠가는 저곳에서 자전거를 한번 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을 큰맘 먹고 실행을 하기로 했다. 코스는 부평 갈산역- 인천대공원 - 42번 수인산업도로 - 안양 - 안양천 - 한강변 삼거리 - 행주대교 - 39번 도로 - 부평 갈산역의 코스다. 10시 집 출발, 인천대공원 까지는 익숙한 길이지만 문제는 수인 산업도로가 걱정이다. 인천에서 수원까지의 수인산업 도로는 옛날의 좁은 길을 많이 확장을 했지만 트럭들의 난폭한 질주를 과연 감당할수 있을런지? 그리고 자전거가 갈수 있는 갓길의 상황은 어떠한지.... 그 해답은 결국 현장에 가보는 수밖에 없다.
아인스월드 앞을 지나고....
송래고등학교 앞 육교를 건너고
인천대공원(11.26km) 안을 통과
대공원 후문으로 나와서 42번 수인산업도로에 도착(13.42km), 신천리 까지는 인도에 자전거 길이 있는 것 같더니..
역시 걱정 했던대로 갓길은 없어지고 노변을 어렵게 달리며 씽씽 달리는 차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건너편 인도를 보니 좁은 자전거 길이 보인다. 그래서 길 건너의 인도로 역주행을 하는데... 그나마 조금가니 다시 끊어져 버린다.
고개는 왜 이렇게 많은가? 차로 갈 때는 잘 몰랐는데 높고 낮은 고갯길이 계속되어 제법 힘이 든다. 안양 삼거리 전의 고갯길을 오르느라고 힘을 뺐는데 내려갈 때는 속력이 엄청 나다. 최고속도가 44km나 된다, 아래를 향해 정신없이 내려가다가 펑크라도 난다면?
마침내 좌측에 안양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이곳까지 25.26km
박달동에서 식당을 하는 친구집에 들렸다. 문앞에 서 있으니 그 친구는 안전모에 안경에 자전거 복장을 한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누군가 하고 한참을 쳐다보고 서있다. 내가 자전거 타고 자기 집에 올 줄은 전혀 예상을 못한 그는 기가 막힌지 한참을 말을 못한다. 겨우 하는말이 "야! 너 참 별거 다한다" "그래, 나도 지금 내가 이해가 안간다" 집에서 부터 거리는 30.5km, 그리 먼 거리는 아닌데 주행 조건이 안좋아 힘은 더 드는 것 같다.
점심을 두 그릇이나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그런데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예보에는 저녁부터나 내린다고 했는데 설마 조금 내리다가 말겠지. 역시 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아 안양천변 가는길을 물은 뒤 출발, 그런데 방향을 잘 못 잡았다. 왼쪽으로 가야 할 것을 오른쪽으로 신나게 달리다 보니 아무래도 방향이 안맞는다.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나는 계속 남쪽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 앞에 오는 자전거탄 아줌씨에게 물어보니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하며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본다.
이곳에서도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가다 되돌아 왔다. 길이라고 무조건 가면 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길을 제대로 들어선뒤 광명 쪽을 향하여 신나게 달리기 시작한다. 속도계가 35km를 넘어 선다. 그런데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하는 빗줄기, 폭우가 쏟아지며 눈앞에서 번개가 번쩍 거린다. 천둥소리가 천지를 뒤 흔드는데 이러다가 번개 맞는거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된다.
번개 맞고 죽으면 모양새가 좀 그렇지만 주위 분위기는 그럴 가능성이 다분하다. 자전거 타던 사람들은 모두 다리 밑에 모여 있는데 나는 비옷을 꺼내 입고 배낭은 카바를 씨운뒤 빗속을 뚫고 번개를 향해 돌진한다. 자전거 도로는 물이 금방 불어 개울이 된다.
비는 오목교에 갈 때 까지 간헐적으로 계속되는데 너무 어두워 자전거의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25km정도의 속력으로 달렸다. 비 맞으며 달리는 기분도 꽤 그럴듯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도로가 침수되자 천변 관리 차량이 주위를 돌아 본다. 한강 까지 남은 거리는 10km, 비가 좀 그치는 것 같은데.....
구일 전철역사의 모습, 전에는 내가 저곳에서 이쪽을 내려다 보았는데 이제는 내가 이쪽에서 올려다 본다. 입장이 바뀐 것이다. 카메라 렌즈에 빗방울이 묻어 화면이 흐리다.그래도 방수가 되는 작티 카메라가 한 몫을 한다.
마침내 한강 삼거리에 도착, 다리 밑에 라이더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 비 오는데 자전거는 무슨, 빨리 집에나 가시지"
행주대교가 앞에 보인다. 갈림길 부터 행주대교 까지는 전에 왔던길
행주대교부터 송래역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마침 퇴근길이라 그런지 차량 행렬이 엄청나다. 차보다 내가 더 빠르다. 차들 때문에 노변이 너무 좁아 곡예운전을 해야 한다.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에 작은 돌이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마침내 39번 도로를 벗어나 우회전, 자전거 도로가 너무나 멋지게 이어진다. 오늘 달린 총 거리는 78.4km, 최고속도 44km, 10시에 출발하여 집에 돌아온 시간이 5시 20분, 빗속의 라이딩을 해보니 준비물에 대한 신경을 좀더 써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