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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덕적도를 자전거로 일주

by 남상태 2023. 8. 26.

이글루스 [2015-05-04)

 

덕적도는 작년 4월 자전거를 가지고 섬 일주를 시도했던 곳이다. 그런데 배를 잘 못 타서 시간이 모자라 코스의 반만 갔다가 온 곳이라 이번에 작심을 하고 연휴를 이용해 다시 날자를 잡았다. 비소식이 있어 걱정을 했는데 날씨는 완전 여름 날씨라 오히려 더위에 애를 먹었다.

 

덕적도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선표도 당연히 이곳에서 사야 하는데 당일 터미널에 가서는 매진이 되는 수가 있어 예매나 예약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터넷 예매는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http://dom.icferry.or.kr/에서 한다.

나도 쾌속정 스마트 호를 사전에 인터넷 예약을 했는데 잔여 좌석이 2장밖에 남지 않아 겨우 예매를 하였다. 인천에서. 덕적도까지의 스마트호 요금은 23,750, 나는경로우대를 받아 8,900원에 예약을 했다. 올때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4시 반 코리아나 배인데 요금은 무슨 이유인지 10,400원으로 갈 때와 올 때 요금이 다르다.

 

 

인천연안부두의 모습

 

인천연안부두 터미널 옆에 국제여객 터미널이 있다.

 

스마트호 출발 시간이 8시라 아침 일찍 서둘러 차에다 자전거를 싣고 연안부두에 도착한 시간이 7, 근처 동네 뒷골목에 차를 주차해 놓고 차에서 자전거를 내린다.

 

 

예매를 해 놓으니 편하기는 하다.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니 표를 내준다.

 

 

연휴라 터미널 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시간이 되어 자전거를 끌고 입장을 하려니 안내하던 사람이 어디를 가냐고 묻는다. 스마트호로 덕적도를 간다고 하니 스마트호엔 자전거를 실을 수 없으니 맡겨놓고 타라는 얘기다. 이양반이 농담을 하나? 지난번에도 자전거를 싣고 다녀 왔는데 자전거 타러 가는 사람에게 자전거 맡겨놓고 가랜다. 화가나서 무어라고 하려다 무시를 하고 사람들을 헤치고 자전거를 끌고 입구로 가니 표 받는 사람은 아무 소리 안 하고 통과를 시킨다. 완전히 엿장사 마음대로다.

 

 

자전거를 가지고 가는 사람은 나 혼자다.. 한쪽 구석에 자전거를 곱게 모셔 놓고 선실로 들어갔다.

 

선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

 

 

출발 1시간 조금 넘으니 덕적도에 도착, 쾌속선이라 역시 빠르다. 작년에 탓던  완행 여객선은  3시간이 걸렸다.

 

 

오늘은 9시반 덕적도에 도착해서 4시 반 배로 출발하니 시간이 아주 여유롭다.. 아침을 못 먹었으니 우선 칼국수로 배를 채운다.

 

 

오늘 돌아야할 코스다. 우측 도우리 선착장을 출발하여 작년에 왔었던 왼쪽 서포리 해수욕장 경유 인천해경출장소까지 간 뒤 능동자갈마당을 갔다가 성황당 고개를 넘어 다시 도우리 선착장으로 오는 코스인데 돌아와서 속도계를 보니 24km가 찍혀 있다. 그런데 언덕이 많아 내 실력으로는 그 높은 언덕을 계속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것은 언감생심, 고개는 대부분 끌바를 했는데 끌바라고 쉬운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아주 엄청 힘들었다는 얘기다.

 

 

시작하자마자 만나는 언덕길, 칼국수를 배불리 먹고 곧바로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려니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 결국 끌고 올라갔는데 .....

 

 

 

자전거는 올라갈 때 힘들지만 내려갈 때는속력이 너무 빨라 속도를 줄이느라고 신경을 써야 한다.. 조금 내려가니 갈림길, 왼쪽으로 급하게 죄회전을 해야 한다.. 우측길은 섬을 완주한뒤에 돌아오는 길이다.

 

 

 

덕적보건지소를 지나

 

 

덕적 초, 중고등학교 앞을 지난다.

 

 

 

도로 끝머리 왼쪽 산비탈에 고개를 넘어가는 도로의 모습이 보이는데 자전거 타고 가는 언덕길은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덕적도의 대표적인 산 비조봉(292m)으로 가는 입구가 우측에 보인다. 섬에 있는 산은 표시된 높이는 별로 높지 않은데 출발점이 바닷가라 그런지 보기에는 상당히 높아 보인다. 다음엔 등산도 한번 시도해 볼 일이다.

 

 

길고 긴 언덕길을 자전거를 타고 힘들게 올라가고 있는데 근처 펜션에 묵은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해변으로 가려고 내려오고 있다가 끙끙대며 언덕을 올라오는 나를 보더니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낸다. 마침 너무 힘들어 내려서 끌고 올라가려던 나는 손뼉 치는 사람들 앞에서 차마 내릴 수가 없어 언덕 끝까지 올라가느라고 엄청 힘들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는데 내가 잠시 고래가 되었다.

 

 

40km의 속력으로 언덕길을 신나게 내려가다보니 왼쪽에 서포리선착장 표시가 보인다. 바쁠 것도 없는 오늘, 방향을 선착장으로 돌렸다.

 

 

해안가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그런데 갑자기 바다에서 모래바람이 안개처럼 몰려온다.. 처음에는 어떻게 바다위로 모래바람이 몰려오는가 의아해서 주의해서  보니 이것이 바로 중국에서 바람 타고 바다를 넘어오는 황사의 모습이다. 황사가 날아오는 모습이 적군이 몰려오는 것 처럼 무섭게 느껴진다.

 

 

서포리 선착장에서 나와 조금 가니 서포리해수욕장이 보인다. 이곳은 내가 작년에 자전거를 타고 왔다가 시간이 없어 되돌아간 곳이다.

 

 

서포리해수욕장은 1957년에 개장, 1977년 서해안의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연안에는 간척지가 넓게 분포하여 간조시에는 육지가 되며, 해변을 따라 담수가 흐르고 있다. 길이 약 1.5에 걸쳐 고운 백사장이 반달 모양으로 아늑하게 펼쳐져 있으며, 주변 모래 언덕에는 100년 이상 된 노송들과 곱게 핀 해당화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아직은 철이 아니라 한산한 모습이다.

 

 

 

서포리주민자치센터가 있는 마을은 덕적면종합운동장도 있는 제법 큰 동네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이개마을로 넘어가는 쑥개고개는 비명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올라가다 힘들면 쉬어가면 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고갯길은 너무나 힘이 든다. 이런 고갯길을 자전거를 타고 쉬지도 않고 넘어가는 사람들은 사람 같지가 않다.

올라가다 보면 내려가는 길도 있는 법, 올라갈 때 속도는 2~3km인데 내려갈 때는 50km가 넘는다. 눈썹을 휘날리며 순식간에 도착한 덕적해경출장소 앞 갈림길에서 능동자갈마당 까지는 왕복 4km. 뜨거운 햇빛 속이지만 그래도 가야 할 길이다

 

 

또다시 시작되는 언덕길을 올라가다가  뒤돌아 보니 능동자갈마당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내가 올라가야 할 성황당 고개의 모습이 직벽처럼 보인다. 아이고 저 고개를 어떻게 올라간다냐??

 

 

고개를 올라서니 교회가 보인다. 하느님과 거리가 상당히 가깝게 느껴지는 교회다.

 

 

드디어 능동자갈마당에 도착했다. 해안가에는 모래사장은 안 보이고 둥글둥글한 자갈만 보인다.

이곳은 서해안의 해양관광지로 해수욕장과 낚시등을 즐길 수 있으며 소사나무숲이 인접해 있어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진리선착장에서 북으로 약 8km쯤8km 위치한 곳으로 해변가에 작은 고운 자갈로 이루어져 있고, 주변의 기암괴석과 붉게 물들이는 서해낙조, 그리고 인접해 있는 갈대밭이 연출하는 낭만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앞에 보이는 선미도에는 어부들의 길잡이등대도 있다.

 

 

이곳에서 한참을 쉬면서. 카메라로 바다 위에 떠있는 먼 곳의 배를 줌인해서 보았다. 아마도 낚시를 하는 배인 것 같다.

 

 

한동안의 휴식을 끝내고 다시 해경출장소 갈림길로 돌아온 뒤 죽음의 코스인 성황당 고갯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10도가 넘는 최고의 경사도에 길이는 1km가 넘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런 곳을 쉬지도 않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를 악물고 올라가다 보니 다리에 쥐가 난다. 한동안 쉬면서 내려다본 코스, 아이고 저 길을 내가 올라왔으니....

 

 

 

마침내 고개를 넘어섰다. 내려오는 길은 최고속도 51km가 넘어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내려왔다.. 자전거 순환코스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왼쪽 작은 고개를 넘으면 도우선착장이 눈앞이다.

 

 

 

 

 

드디어 저 아래 도우선착장의 모습이 보다. 오늘 달린 거리는24.43km, 평균속도7.7km,최고속도 51.3km, 런닝타임 3시간 8분이다. 비록 보잘것없는 기록이지만 더운 날씨에 끝까지 완주한 것이 나로서는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배 시간은 4시 반이니 1시간 반이나 남았다. 너무 힘들어 아이스크림 먹으며 앉아 쉬고 있으니 자전거 타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다.

545분 인천항에 도착한 뒤 차를 주차해 놓은 곳에 가서 자전거를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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