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
7월 8일 아침 8시, 시청각교재를 방비엥의 나두왕 학교에 전달해 주러 가는 날이다. 지금 라오스는 우기이기 때문에 비가 자주 온다. 그런데 전에는 주로 밤에만 오고 낮에는 비가 별로 오지 않았다는데 금년은 낮에도 비가 많이 온다. 아마도 지구촌 이상 기후 현상이 라오스에도 찾아온 것 같다는 얘기들을 한다.
시청각교재 전달은 교실에 설치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비가와도 큰 지장은 없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에 오거나 짐을 싣고 내리는데 조금은 불편할 것 같다. 우리는 이번 행사에 동참의사를 표시하여 해충 퇴치품을 준비 해준 라오스 주재 (주)팜클에 들려 후원품을 싣고 방비엥을 향해 출발을 했다.
우리 차는 라오스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조대성 사장이 본인의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그의 친동생이 이번 일을 도와주기 위해 동행을 하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조대성 사장은 이번 행사품인 프로젝터와 노트북등을 구입하는데 낯선 곳에서 엄두가 안 나는 나를 구입 상점과 길 안내를 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어 행사를 진행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방비엥 가는 길가의 풍경은 옛날 우리나라 6, 70년대의 지방도로 같은 분위기가 있어 마음이 푸근하다. 더구나 오늘은 버스가 아닌 승합차의 조수석에 앉아서 가며 사진도 찍을 수가 있어 운전하는 사람은 불편하겠지만 비 오는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은 제법 낭만 스러운 분위기도 난다.

4시간 거리 중 반 정도를 가면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비가 내린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올라가는 도중 가끔 집중폭우가 쏟아져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된다. 마침 우리 앞에 짐을 높다랗게 실은 커다란 트럭이 조금은 위험스러운 모습으로 천천히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데 저렇게 많은 짐을 싣고 어디에 가는 차인가 물어보니 조사장은 중국까지 가는 차라고 설명해 준다. 중국 어디까지 가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점점 험해지는 산길을 저 많은 짐을 싣고 빗길에 먼 길을 가야할 트럭의 앞 여정이 자못 걱정스럽다.

우리가 가는 나두왕 학교의 전선생과는 4시에 학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여 시내 숙소에서 잠시 쉰 뒤 시간에 맞추어 마을로 출발했다. 세찬 빗줄기가 많이 약해져 다행인데 가는 길의 비포장도로에는 물 웅덩이가 많아서 차가 가는데 조심 스럽다.
학교에 도착하니 전권기 선생과 학생들이 모여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승합차에 실은 짐들을 내려놓고 간단한 전달식을 가졌다.
요란한 겉치레가 싫어서 생략하려고 했지만 후원해준 분들을 생각해 기록은 남겨야 할 필요는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교실 안에서 본격적인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스크린을 벽에다 거는 작업도 만만치가 않아 만약 나 혼자 왔다면 포기하고 그냥 물건 만 전해 주고 돌아갈 번 했다.
앞에서는 프로젝터를 노트북에 연결하여 시연을 하는 작업을 하고 벽에는 스크린 설치작업을 하느라고 더운 실내에서 땀들을 뻘뻘 흘리는데 뒤에서는 아이들이 촘촘히 앉아 어른들의 작업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주시를 하고 있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당시의 어린 우리들은 어떠 했을까 짐작이 간다. 지금 이 라오의 시골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인데 다른 후원물품보다 오랜 기간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또 이들 어린 학생들 뿐만 아니고 이 마을 영화관 노릇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할 수가 있다.
시청각교육 교재는 그냥 한번 던져주고 가는 선물이 아니라는 느낌이 틀린 생각이 아니기를 기대를 해 본다.






아! 이 아이들이 먼 훗날, 나처럼 지금의 영상들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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