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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산

백두산 능선종주 (1)

by 남상태 2023. 5. 28.

2009년

백두산을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였던가 헷갈릴 정도로 오랜만에 찾는 백두산, 사진상으로 볼 때 옛날과 많이 변하고 전에는 가지 못하던 남파, 서파등은 물론 서파에서 북파까지 능선 종주가 가능할 정도로 코스가 개발이 되어 꼭 가보고 싶던 차에 마침 팀이 구성 되어 출발을 하게 되었다.   

참가인원은 고대산악회 회원이 주축이 되고 원예산우회 멤버가 동참을 하였다.  63학번인 내가 제일 고참이고 64학번의 인도네시아에서 온 윤정인, 그리고 66학번의 권오술, 김짐규, 민남규와 부인, 이홍식, 김재섭(68),  원예산우회의 김영희(68))와 남편 안효승, 70학번인 박주은과  김창배등 모두 12명이다.

해외 여행의 경우 참가 인원은 비행기가 떠나 봐야 안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옛날 내가 여행사를 한 관계로 중국 여행사와 직접 연결하여 일정을 조율하였는데 그 바람에 나는 자의반 타의반 가이드 아닌 가이드가 되었다.

비행기는 아시아나 303편으로 아침 9시 40분 출발이라 늦어도 7시 반 까지는 공항에 집합해야 한다.  이른 시간 공항에 가려면 새벽부터 난리 굿을 해야 하는데 나는 집이 부평 갈산이라 다른 사람들 보다는 시간 여유가 있다.

 

갈산에서 공짜로 전철을 타고 계양까지 간뒤 다시 700원내고 인천공항가는 전철을 갈아 탔다.  내가 전철을 공짜로 타서가 아니라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는 참으로 좋아 졌다.  인천 공항에 내린 시간은 6시 40분, 시간은 아주 넉넉하다.


우리는 단체라 비행기표도 비자도  수속이 간단하다.  옛날과 달라져서 돈을 송금하면 비행기 표를 E-mail로 보내 주어 집에서 복사를 하면 된다. 
단체비자를 확인하고 탑승권을 받은 뒤 탁송할 큰짐이 있으면 옆 창구에서 탑승권을 보이고 각자  짐을 부쳐야 한다.



출국 수속 뒤  지정 탑승구 앞에서 여유있게 휴식중, 재섭이는 오늘도 여전히 숫자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1대간 9정맥 1기맥을 무지원으로 해낸 그는 이번에 백두대간의 가장 정점인 백두산엘 간다. 처음에는 갈 생각을 안했는데 내가 한마디 했다.
"너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의미 알아?  백두대간의 마지막 정점인 백두산을 안 가면  백두대간 열번 해도 헛일이야"
이 말에 그는 두말 안하고 참가 신청을 했다.  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힌 설득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에 중국 입국신청서 양식을 나누어 준다.  무식하면 쓰지 못하니 미리 준비를 해 둘 필요가 있다. 물론 죽어도 못쓰겠으면 얼굴에 철판 깔고 스츄어데스에게 사정을 하면 된다.




인천에서 장춘까지는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시계는 1시간  뒤로 돌려 놓는 것이 중국에서 실수 안하는 방법, 중국에서 한국 시간 고집하면 저만 손해다. 드디어 중국 땅에 도착했다. 보이는 집 들은 물론 전부 중국 사람들의 집 들이다.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에 나와 우리의 가이드와 반가운 상면을 했다. 외국땅에 와서 만나기로 한 가이드를 못 찾으면 참으로 난감하다.  전에 홍콩 에서 가이드를 못 만나 한 시간 이상을 공항안을 헤메면서 고생한 기억이 새롭다.



장춘 공항을 출발, 오늘은 장춘에서 5시간 정도 걸리는 송강하로 간다. 중국에서 5, 6시간 걸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중국에서의 100리를 우리나라 에서는10리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 버스는 새벽 3시에 연길에서 왔다는데 자동차의 컨디션이 안좋아  정비 공장에 가야 한다는 말씀, 손님 모시러 온 버스가  손님 태운채 정비공장에 가면서 아주 당연한 것 처럼 얘기 한다. 아직은 중국적인 사고 방식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우리가 비행기에서 먹은 점심 가지고는 부족해서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이경비는 여행비에 포함이 안되어 있으니 한국돈 만원씩 내란다. 어째 시작의 조짐이 마땅치 않다.  만나자 마자 잔소리하기 싫어 꾹 참는다.
운전기사가 열심히 손을 보고 있다



근처 길가에 있는 과일 가게에서 재섭이가 무언가 사려고 흥정을 한다.



3시 반이 넘어서야 간신히 출발, 아! 앞길이 난감하다




장춘에서 송강하 까지는 반 정도 고속도로로 가고 남어지는 일반도로를 이용한다. 넓은 벌판에 옥수수밭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우리는 저 옥수수들을  사람이 심은 건가 아니면 기계가 심은 것인가를 가지고 논쟁을 했는데 만약 중국 농촌에서 기계를 가지고 농사를 지을 정도가 된다면 우리 나라의 앞날은 심히 걱정이 되는 지경이 되지 않을까?




저녁 8시, 우리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낙화유수 시간을 가졌다.
하늘에 떠있는 달님이 일렬 횡대로 서있는 우리를 말없이 내려다 보고 계신다.




10시 반 늦은 시간에 밤참 아닌 저녁을 먹는다.
허기가 져서 헛것이 보이는지 사진도 같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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