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1 (이글루스)
6월 20일은 고대산악회 오비팀이 두 팀으로 나누어 암벽등반을 하는 날이다. 금년은 서울시산악연맹이 창립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가맹단체 50개 팀이 50개 코스로 나뉘어 암벽 등반을 하기로 되어 있다. 우리 고대팀은 하늘길을 신청했고 다른 한 팀은 오래간 만에 설교벽을 등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 6월 13일 인수봉에서 낙석사고로 1명의 사망자와 3명의 부상자가 발생을 하여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안전을 위해 인수봉 전 코스의 암벽등반을 금지하는 바람에 우리는 부득이 예정했던 코스의 등반을 취소하고 만경대로 그 코스를 변경하였다.
우이동 도선사 주차장에 모인 인원은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14명이 모였다. 42년 만의 가뭄이라 비 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어렵게 오는 비가 하필이면 오늘이라니 걱정이 된다.
오늘의 참가자는
남상태(63), 김광영, 김재섭(68), 김종남, 여인준(69), 최옥화(72), 조중연(87), 박용일(88), 오은선(85), 박동석, 윤상규(83), 김수진(93), 이우영(06), 홍보의(재학생) 등 14명이다.
▼ 09시 15분, 도선사 주차장에서 출발 전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늘의 여성 참가자는 최옥화와 오은선이다. 내가 한마디 했다. 오늘의 사진 찍는 자리 배치는 항상 우측에 은선, 좌측에 옥화다 라고 선언한뒤 나는 가운데 서서 폼 잡고 사진을 찍었다. ^^^
▼ 가랑비가 오는 가운데 도선사를 경유 용암문으로 올라갔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요즘들어 심해지는 기관지 천식으로 인해 호흡이 짧아진 나는 남 모르게 애를 먹었다.
▼ 용암문에서 성곽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감시초소가 나온다. 이곳은 만경대를 등반하는 사람들에 대한 장비점검을 하는 곳으로 장비를 갖추지 않은 사람은 출입금지다.
만경대 코스는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전문적인 암벽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장비도 없이 많이 찾는 곳으로 추락사고가 많이 발생을 한다. 피아노 바위를 지나다가 추락을 하면 수십 미터 아래로 떨어져 사망자가 발생한다.
그런데도 암벽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장비도 갖추지 않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바람에 사고가 많이나서 밑에다가 그물망을 설치해 놓았다.
오늘은 비가 오는 관계로 우리 말고는 등반하는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 비안개 속에 우리가 오를 용암봉의 모습이 보인다.
▼장비를 착용한 우리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난이도는 별로 높지 않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바위가 미끄럽다. 이런 날은 난이도에 관계없이 상당히 조심을 해야 한다.
▼ 선등자가 휙스로프를 깔면서 오르면 뒤에 오르는 사람은 카리비나를 로프에 통과시킨 채로 연등을 한뒤 후미가 로프를 회수한다.
▼ 한편에서는 내려가고 또 한쪽에서는 올라가고..
▼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조심 올라간다.
▼ 다음 순서는누구인가?
▼ 암벽등반 중 한자리에 모여서 하는 얘기들은 별거 아닌데도 항상 재미가 있다.
▼ 암벽등반 중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자일 처리다, 김종남이 집중을 하고 있다.
▼ 피아노 바위코스를 연등중, 이곳에서 추락하면 수십 미터 아래로 떨어져 사망 아니면 중상이다. 아래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물망 설치를 해 놓았다.
▼ 내가 피아노 바위를 통과하는 것을 광영이가 핸드폰으로 찍어주었다.
▼ 오늘의 막내인 재학생 홍보의 다.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25살이라고 한다. 나하고 무려 48년 차이, 이렇게 어린 친구하고 같이 자일을 연결하고 암벽등반을 하는 나는 분명 행운아 임에 틀림없다.
▼ 발 디딜 자리는 미끄럽고 잡을 곳은 마땅치 않고, 그래도 본인이 알아서 올라와야 한다.
▼ 비가 오는가운데 뚝딱 중식자리를 마련한다. 프라이를 설치한 쫄병들은 비를 맞은채 밖에 앉아 있고 선배는 프라이 아래 편안하게 앉아있다.
▼ 휴대용 식탁까지 가지고 왔다. 선배라고 맨몸으로 와서 호강을 한다.
▼비가 많이 내려 만경대 끝부분에서 내려와 노적 갈림길에 도착.
▼ 나도 한 장 찍어 보았다. 헬멧에 방수카바를 씌웠더니 모두들 탄복을 한다.
▼ 마침내 위문에 도착. 넘어가면 백운대 대피소다.
▼ 우이산장에서 인증 사진, 우 은선, 좌 옥화는 계속 유지다. 오은선은 다음 학기부터 박사 코스를 시작하는데 어려운 결심을 했다.
▼ 하산 중에 올려다본 인수봉 모습. 비안개 속에 실루엣만 보인다.
▼ 하루재
▼ 도선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휴일이면 항상 초만원을 이루는 곳인데 오늘은 비가 와서 주차장이 비어 있다. 빈 주차장을 보니 신기한 생각이 든다.
뒷풀이는 항상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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