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오스, 라오스

라오스의 타켁루프 1,000km 바이크 라이딩

by 남상태 2023. 8. 11.

이글루스 2020.1.29~31

 

비엔티안 아파트에서 타켁루프 라운드 코스를 돌아서 다시 집까지 돌아온 총거리는 958 km지난번 폰사반, 방비엥 라운드 코스 도중에 짐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완주 실패를 한 뒤 이번에 다시 도전한 타켁루프 코스는 전에 한번 갔던 곳이라 큰 어려움은 없다. 짐도 최대한 줄여 작은 배낭 하나를 메고 가서 움직이기에 편했다. 여행 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어 가는 것도 좋지만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맞추어 가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출발전

 

 

첫날은 구간이 너무 긴 것 같아 중간에서 하루 자고 가는 방법을 생각도 했는데 바이크가 익숙해 지면서 속도 조절이 가능해져 하루에 342 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이 거리는 내가 바이크 여행을 하면서 하루에 간 가장 먼 거리다.

 

바이크가 115 cc 짜리 중고 스쿠터라 조금 걱정을 했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불편한 점은 기름탱크가 적어 한번 주유를 해서 가는 거리가 길지를 못해서 주유를 자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방심해서 주유 타이밍을 놓치면 인가가 없는 곳에서 낭패를 당할 불안함이 있어 페트병에 예비 기름을 넣어서 가지고 가는 방법을 강구하였다.

 

라오스의 중고 바이크는 구입할 때 업자가 주행거리를  감추려고 계수를 조절해 놓아 얼마를 탔는지 알 수가 없다. 내 스쿠터는 처음에 1,200 km로 세팅되어 있어서  미터기가 고장 난 줄 알았다. 

 

출발 한 뒤 첫 번째 주유를 하였다, 뒷자리에 짐을 싣지 않아 주유구를 열려고 안장 위의 짐을 풀었다 묶었다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주유하기는 편하다. 한번 연료탱크를 채우는데는 2리터(2만킵=2,600원)가 들어가는데 100 km 정도를 주행을 할 수 있다

 

 

한산한 모습의 주유소

 

 

팍산 시내를 지나면서 두 번째 주유를 하는데 주유 후 시동이 안 걸린다. 지난번에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또다시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 그때 주유소 직원이 응급조치로 바이크를 정치시켜 놓고 수동 페달을 밟아서 시동을 걸어 주었는데 혼자서 하기가  쉽지를 않다. 이번에도 주위의 라오 사람들 도움을 받아 일단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였는데 인적 없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대책이 없다. 작은 동네를 지나다 보니 마침 바이크 수리점이 보인다. 수리점을 2~30미터를 지난 뒤에 아무래도 불안해서 바이크를 세우고 시동을 껐다가 다시 버튼을 누르니 역시 먹통이다. 그래서 바이크를 끌고 수리점으로 갔다.

 

고장 원인을 알아보니 시동 모터가 문제라고 한다. 확인해 보기를 잘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23만 킵이라고 한다. 20만킵 (26천 원)으로 흥정해 수리를 했다. 말은 안 통해도 할 건 다한다.

 

 

고장난 부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는데 점심때도 되고 해서 동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식당 사람들은 자기네 식당에 외국 사람이 들어온 것이 처음 인듯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바이크도 수리를 했으니 신나게 달려보자. 내 스쿠터는 계기판에는 최고 속도가 140km로 나와있지만   95 km 이상은 속도가 나지 않는다. 나는 80 km 이상은 잘 달리지 않는.

 

기름이 다 되어 주유소가 보이길래 들어갔더니 영업을 안 한다. 이 동네를 지나면 얼마나 가야 주유소가 있을지 몰라 걱정이 된다. 동네를 벗어나 인가가 없는 도로를 1 km 정도 더 가다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갈 일이 아니다. 언제 차가 설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아무래도 인가가 있는 곳이 났지 않겠는가?  바이크를 돌려 문 닫은 주유소가 있던 동네로 되돌아왔다. 주유소가 드믄 곳에서는 길가의 작은 가게에서 병이나 페트병에 기름을 넣고 파는 것을 보았다. 그 생각을 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니 반갑게도 마침 그런 가게가 눈에 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 병을 사서 기름탱크에 넣으면서 보니 1리터짜리 병의 두께가 엄청 두꺼워 한 병의 양이 얼마 안 된다. 가게 주인이 잔머리를 굴린 것이다. 일단 급한 불을 끈 뒤에 가다 보니 20 km 정도 가서야 주유소가 보인다. 그냥 갔으면 큰 고생을 할 뻔했다.

라오스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등 5개국에 둘러싸인 내륙국으로 바다가 없으니 항구도 없다. 수도 비엔티안을 비롯해 전국 20 여개의 육로 및 수로 국경에 국제출입국 관리 사무소와 4개의 국제공항 출입국사무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처리하는 세관도 함께 설치되어 있다. 화물 운송 방법은 선박이나 철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대부분 화물차에 의존을 하기 때문에 지방도로를 가다 보면 대형 화물차들이 운행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차량들이 대부분 노후되어 산악도로가 많은 라오스에서는 고갯길에서 고장 난 화물차들을 많이 볼 수가 있고 이들 화물차들로 인해 일반 차량들은 운행에 많은 지장을 받고 사고도 많이 난다.

 

 

100 km 정도를 달려 4시경 타켁에 도착을 했다. 타켁의 랜드마크인 분수대가 있는 로터리의 모습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오늘의 숙박지 트레블 롯지를 구글 네비를 보고 찾아갔다. 이 롯지는 지난번에 왔을 때 묵었던 곳인데 롯지 내에 정원도 있고 가격도 싸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싱글룸이 하루 5만낍(6,500)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여기서 바이크를 빌려 타켁루프를 돌았다. 임대 바이크의 모습이다. 하루 10만킵

 

 

다음날 꽁로 마을로 가려다 가만히 생각하니 계속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트레블 롯지에서 하루 더 묵으면서 전에 못 갔던 근처 동굴을 돌아보기로 했다.

타켁 근처에는 동굴이들 많다. 자료를 찾아보니 Tam Nang Cave가 가장 크고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고 해서 오늘의 방문지로 정했다. 롯지에서 20 km 거리다.

가면서 보니 주위 경관이 지금까지 보던 모습과 달리 시선을 끄는 풍광들이 많이 보인다.

 

 

탐낭동굴 입구

 

탐낭엔 동굴은 동굴 안에서 물줄기가 흘러나와 작은 냇물을 이룬다, 동굴 안에는 배를 탈 수 있는 작은 보트들도 준비되어 있다. 동굴 내부는 깊고 웅장한데 가꾸어 놓지 않아 조금 삭막한 느낌이 든다. 입장료는 내국인은 5천낍, 외국인은 3만킵이다.

시내에서 동굴까지의 거리가 20 km 로 제법 먼 거리인데 교통 편은 대중교통은 없고 각자 알아서 가야 된다. 바이크 여행은 이럴 때 아주 편하다.

동굴 안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시설들이 조잡한 느낌이 든다

 

 

동굴 안의 보트 탑승장, 배를 타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느낌의 선착장.

 

 

 

한 시간 정도 관람을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주차해 있는 바이크들이 많이 보인다. 60대로 보이는 외국인 부부가 두 대의 바이크를 타고 여행 중인 듯한데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캐나다 사람들이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을 잘 아는지 반가워한다.

 

 

동굴 근처의 바위 산들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라오스 산들은 석회암 바위산들이라 동굴들이 많다.

 

 

가까운 근처에 동굴들이 많이 보이는데 다 비슷비슷해서 다른 동굴의 관람은 생략하기로 했다.

 

 

 

타켁으로 돌아와서 메콩강변을 돌아 보았다. 비엔티안의 메콩강 보다 물은 많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하고 강 건너 태국과 접해 있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다음날 일정은 타켁 루프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주행해서 꽁로 마을로 간다. 거리는 260 km로 만만치 않은 거리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하루에 꽁로 마을까지 가지 못하고 50 km 전 마을인 나힌에서 하루 묵었다. 그때는 처음 바이크를 타고 가는 길이라 주행속도가 평균 30~ 40 km 정도여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침식사 메뉴 정식이 싼 줄 알고 시켰더니 가격이 3만 킵이나 한다. 맛도 별로다.

 

 

타켁루프 약도

 

 

페트병으로 급조해 만든 예비 휘발유 통, 준비를 하고나니 그래도 마음이 든든하다.

 

 

Nam Theun 2 Visitor Center 의 정문

 

 

저지대 수몰지역의 고사목들

 

 

 

베트남 국경으로 갈라지는 마을인 락사오에 가기 전의 산악지역바람을 맞으며 가다 보니 상당히 추운 느낌이 든다.

바이크 여행은 가고 싶으면 가고쉬고 싶으면 쉴수 있어 말 그대로 자유여행이다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은 바이크 타본 사람만이 안다처음 가보는 이국 땅에서 바이크를 타고 이곳저곳 헤매다 보면 어느 곳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그들 나름대로 삶의 방식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신기한 느낌이 든다.  

 

 

 

꽁로 마을 가는 길나힌에서 꽁로 마을까지는 40 km 거리다.

 

 

꽁로마을은 너무나 한적하고 조용해서 시간이 정지된 지역이라고 한다. 조용한 마을 , 그래서 이곳에 와서 며칠씩 할 일없이 멍 때리다 가는 서양 사람들이 많다.

꽁로 에코 롯지는 내가 올 때마다 묵는 곳이다.

 

 

 지난밤엔 난방장치가 되어있지 않은 방 문틈에서 들어오는 찬바람이 한겨울의 추위를 느끼게 하는데오늘 아침 꽁로마을의 기온이 9도라고 한다.

 

 

여행 마지막 날, 꽁로 동굴은 그동안 2번이나 다녀왔기 때문에 생략을 하고 집으로 출발을 한다. 오늘 거리가 314 km로 만만치가 않다. 나힌까지 40 km이고, 13번 도로와 만나는 비엥캄 까지는  다시 43 km, 그리고 나서 13번 도로에 들어서면 200 km가 넘는 거리를 달려가야 하지만 도로 사정이 좋아  80 km 가 넘는 속도를 낼 수가 있다.

지금 라오스는 겨울에 해당하는 계절이라 들판의 모습이 푸른 색 보다는 누런색이 많이 보여 늦가을의 분위기가 난다.

 

 

메인 도로에 들어서면서 시작되는 뷰포인트로 올라가는 고갯길

 

 

 

집에 가기 전의  마지막 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