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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루앙프라방에서 훼이사이까지 이틀간 보트로 이동 (2)

by 남상태 2023. 6. 1.
루앙프라방에서 국경도시 훼이사이까지 가는 슬로보트는 아침 8시 반에 루앙프라방 외곽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어제 배편을 예약할 때 시내에서 선착장까지 교통편을 부탁해서 7시 반에 픽업을 하러 오기로 해 서둘러 아침 식사를 했다.
 
무궁화 게스트 하우스에 같이 묵은 젊은 친구 손군과 동행을 하게 되어 마음이 든든하다. 혼자 여행중인 이 친구는 나이가 31살인데 결혼을 하여 벌써 아이가 셋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혼자서 여행을 하는지 궁금하지만 너무 개인신상에 대해 묻고 싶지 않아 생략을 했다. 외국에 살다보니 혼자온 우리나라 여행객들을 많이 만난다. 이제는 외국여행이 일반화되어서 그런지 남녀노소 구별없이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독신들이다. 각자의 사연들은 너무 깊이 알 필요가 없다.
 
아침 기온이 생각보다 쌀쌀하다. 30분정도 걸려 선착장에 도착하니 사무실겸 대합실로 사용하는 작은 건물이 보이고 강가에는 배들이 여러척 보인다. 이틀간 타고 가는 배요금은 290,000킵( 3만7천원 정도)다. 중간에 작은 마을에 들려 먹고 자는 비용은 별도다.
 
▼  배에는 지정석이 없어 각자 마음에 맞는 자리에 먼저 가서 앉으면 된다. 좌석은 걱정과는 달리 마주 앉는 의자에 가운데 탁자가 있는 형태다. 옹색하지 않아 장거리 여행을 하는데 큰 불편이 없어 보여 우선 안심이 된다. 호화여객선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10위 안에 드는 메콩강을 이틀동안 거슬러 올라가는 대 장정(?)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여행 방법은 아니다. 배도 엉성하고 주위 경관이 뛰어나지 않지만 특이하지도 않고 아직은 덜 개발된 강변의 풍경을 부담없이 보면서 가는 여행도 그리 초라한 것은 아니다.
 
▼ 8시 5분에 승선하여 8시 50분에 배가 출발한다. 승객은 만석, 외국 여행객들이 많다. 오늘 하루 8시간 배를 타고 가야한다.
 
 

▼ 배가 가는 방향의 왼쪽은 태국이고 오른쪽은 라오스다. 배는 국경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데 양쪽 나라는 풍경도 비슷하고 분위기도 비슷해 국경이라는 느낌이 안든다. 배도 물길을 따라 양쪽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거침없이 강물을 거슬러 올라 간다. 

 

▼ 국경 다리를 건설하고 있는데 건설비용은 대부분 외국 원조다. 우리나라의 다리 건설 현장과 많은 차이가 난다. 이곳에서 보면 우리나라가 어느새 모든 면에서 앞서 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런 현재의 모습이 어느날 갑자기 필리핀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 스님들이 배를 타고 아침부터 작업을 하고 있다. 

 
 

▼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를 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의 대륙횡단 기차나 세계 일주 유람선등을 타고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며 주위 경관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특히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흘러가는 물결을 말없이 바라보며, 스쳐지나가는 강건너의 풍경을 보다가, 하늘의 구름을 보기도 하고 그러기를 몇시간,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배는 열심히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와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예약하지 않고 가는 여행 일정은 조금 긴장감을 불러 일어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길에서 자지는 않는다.

 
 

▼ 배가 출발 한지 어느새 3시간이 넘었다. 처음에는 춥던 강바람이 많이 온화해 졌다. 배가 갑자기 강변에 접안을 하더니 사람이 내린다. 강변에 사는 사는 사람들인가 본데 짐을 들고 하선을 한다. 아마도 도회지에서 생필품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 위에서는 배에서 누가 내리나 확인하고 있다가 마중을 나온다. 옛날 우리날 시골의 풍경 모습 그대로다 

 

▼ 스피드보트가 맹렬한 속도로 우리 배를 추월해 간다. 이배는 우리가 이틀 가는 거리를 하루에 간다. 속력은 빠른데 위험하고 피곤하다는 평이다.  

 
 
▼ 놀거리가 없는 강촌 마을의 아이들에게 지나가는 배는 커다란 눈요기 감이다. 더구나 그 배에는 외국인들이 가득타고 있지 않은가?
 
▼ 시간이 지나면서 배안의 사람들은 조금씩 지치기 시작한다.
 
▼ 강물에 목욕을 하는 물소들
 
▼ 배는 운행시간이 길어 두사람의 선장이 번갈아 가며 키를 잡는다. 강바닥에 숨어있는 바위들이 많이 지형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긴장을 풀지 못한다. 강폭이 넓은 곳에 오면 수심이 얕아져 깊은 수로를 따라 양쪽 강변을 갈지자로 왔다갔다 하며 운행을 한다.  
 
▼ 또 작은 동네에 손님을 내리고....
 
▼ 저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으로 생계를 유지하나?
 
▼ 생각의 차이, 스님들이 정자세로 앉아 있는 바로 앞에서 남녀가 껴안은채 앉아있는 서양 젊은 커플들 
 
 
▼ 오후 4시 반, 8시간만에 첫날의 숙박지 빡팽에 도착을 했다. 내일은 다른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자기 짐은 전부 갖고 내려야 한다.
 
▼ 아주 조그만 동네다. 여행객이 아니면 할일이 없는 동네다. 게스트 하우스 몇집이 있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손군과 둘이 11만킵을 주고 방 하나를 빌렸다.
 
▼ 작은 동네 빡핑의 밤 풍경. 밤이 되면 갈곳이 없다
 
▼ 다음날 아침 6시반에 작은 빵집에서 케익으로 조식을 한 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어제 보다 작은 배인데 양쪽에 2개씩 자동차 헌 의자로 자리를 만들어 놓아 어제 배 보다는 협소한 분위기다. 
아침 일찍 바라본 강 풍경, 어제 우리가 올라온 강줄기의 모습이다.  
 
▼  강건너 태국에는 코끼리 사육장이 있는지 코끼리들의 모습이 보인다.
 
▼ 여행자들의 짐이 보통이 아니다. 서양 젊은이들은 이 짐들을 들고 세계여행을 다닌다.
 
▼ 오토바이 여행자가 힘들게 배에다 오토바이를 싣고있다. 참 대단한 사람들도 많다.
 
▼ 아침부터 강변에 나와 무엇을 하는가?
 
▼ 강변에 사람들이 계속 모이고 있는데 무슨 동네 행사를 하는 것 같다. 산 동네에서 넓은 곳이 이곳뿐인가 보다.
 
 
 
▼  왼쪽의 자매와 어린애들 둘을 데리고 도시에 갔다오는 젊은 엄마. 가운데 어린이는 배 벌미를 해서 토하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내가 뒷바라지를 하느라고 부산했다.
 
▼ 이 낡은 엔진이 쉬지않고 움직여 우리를 데려다 주고 있다. 가다가 세번이나 멈추어서 수리를 하고 갔지만...
 
 
 
 
▼ 스피트 보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리를 앞질러 간다.
 
▼ 어제 루앙프라방을 출발할 때는 양쪽 산의 지형이 급하고 계곡이 좁았는데 오늘은 강폭이 넓어지고 산들의 모습이 우리나라 동네 산처럼 순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 목적지인 훼이싸이에 가까워 지면서 강변의 집들이 많이 보이고 농장의 모습도 보인다. 강을 연결하는 다리는 태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로 내일 태국을 갈 때 지나가야 할 다리다.
 
▼ 오늘도 9시간 배를 타고 왔다. 배 타는 것이 익숙해 질만 하니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 해가 저물어 가는데 이제 배에서 내리면 어떻게 한다냐?
 
▼ 태국 마을의 모습 
 
▼ 원래 훼이싸이에 도착하면 같이가는 손군이 시내까지 들어가는 교통편등 모든 과정을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했는데 막상 도착한해서 배에서 내리고 나니 자기는 아는 사람이 마중나와서 가야하니 나보고 뚝뚝이 타고 혼자서 가라고 하면서 휭 가버린다. 무슨 이런 친구가 있는가 황당했지만 가는 사람을 잡을 수도 없다. 
 
저물어 가는 선착장에는 여행객들이 차를 잡느라고 난리법석이다. 혼자온 나는 차를 잡기가 참 애매하다. 마침 같이 배를 타고온 서양젊은이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으니 자기들은 오늘 밤에 태국의 치앙라이로 간다고 하며 다른 일행들과 팀을 짜서 차를 잡으려고 왔다갔다 한다. 나도 치앙라이 간다고 하니 인원이 9명 되면 좋다고 같이 가자고 하여 그들 뒤만 졸졸 쫓아 다녔다.
 
날은 어느새 어두어지고 썽태우 트럭을 하나 교섭하여 우루루 타는데 나는 혹시 제외될까봐 얼른 선착순으로 올라 탔다. 타고 보니 모두 9명인데 4커플에 할아버지인 나만 싱글 동양인이다.
 
나는 원래 훼이싸이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태국으로 넘어갈 예정이었는데 이 친구들은 오늘밤 국경을 넘어간다고 하며 우리가 탄차는 국경 출입국관리소까지 가는 중이라고 한다. 말이 잘 안통하니 이럴 땐 참 답답하다.
 
오늘가나 내일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차는 라오 국경경사무소에 도착을 한다. 그런데 국경사무소에는 직원이 한사람도 안보인다. 조금있으니 직원 한사람이 나와서 출국수속을 하고 정신없이 출국장을 빠져 나온뒤에 다시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 태국 국경 마을 치앙콩 태국 입국사무소에 도착을 하고 나니 여기도 역시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여행객이 별로 없으니 직원은 저녁을 먹으러 간 모양이다. 뒤늦게 수속을 끝내고 밖으로 나가보니 시내로 들어가는 차들은 다 끊어졌다. 같이간 일행 9명중 여자 두명이 왔다 갔다 하며 차를 수배하느라고 난리다. 이럴땐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적극적이다.
 
나는 한쪽에 서서 돌아가는 추세만 예의 주시하고 있는데 만약 이들 일행을 놓지면 나는 말도 안통하는 이곳에서 혼자 날밤을 새워야 한다. 전화로 이곳 저곳 수배를 해서 밴을 한대 불러서 9명이 차에 타고 나니 일단은 안심이다.
 
차는 30분만에 시내에 도착을 한뒤에 우리를 가게 문이 전부 닫친 어두운 시내 길가에 내려 놓는다.
차에서 내린 우리 일행들은 마치 숙소를 예약해 놓은듯 잠시후에 전부 사라져 버리고 어두운 길가에 나만 홀로 덩그러니 남았다. 이 황당함, 혼자하는 여행은 이럴때 참으로 난감해 진다.
 
정신을 가가듬은 뒤 숙소를 찾고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오더니 숙소가 있다고 가자고 한다. 얼마냐고 물으니 500바트, 거절을 하고 주위를 보니 반갑게도 희미한 게스트하우스 간판이 보인다.
이것 저것 따질 것도 없이 들어가서 방을 달라고 하니 참으로 허름한 방으로 안내를 한다. 아무려나 길에서 자는 것 보다 났겟지 라는 생각으로 짐을 풀었다. 방값은 예상보다 싼 100바트(3,500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