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오스, 라오스

메콩강변의 아침산책

by 남상태 2023. 5. 31.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쪽으로는 중국과 미안마 동쪽으로는 베트남, 서쪽으로는 태국, 남쪽으로는 캄보디아 등에 둘러싸여 사방이 꽉 막힌 모양새로 바다를 구경하지 못하는 상당히 답답한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나마 세계에서 12번째로 길고 10번째로 유수 량이 많은 메콩강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국토를 길게 통과하고 있어 바다가 없는 아쉬움을 달래 주고 있다.

 

 

라오스를 다녀간 사람들은 라오스를 힐링의 나라라고 부른다. 무엇 때문일까? 급속도로 발전하는 문명의 세계에 적응하려고 온갖 신경을 쓰던 사람들이 라오스에서는 그런 발전의 모습이 잠시 정지된 느낌을 받았을 때의 충격, 모든 것이 몇 십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은 잔뜩 긴장되었던 몸과 마음을 나도 모르게 편안하게 해주는 모양이다.

 

 

고속도로도 없고 철도도 거의 없는 현대문명을 뒤로한 듯 한 라오스는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1.2배이지만 인구는 천만을 넘지 못한다. 그 작은 인구는 라오스의 발전을 더디게 하고 외국 기업의 라오스 진출을 주저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비엔티안은 메콩 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휴전선의 살벌한 국경의 모습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국경 같지 않은 국경의 모습이 처음엔 조금은 생경스럽더니 한참을 지나다 보니 또 그런대로 익숙해 진다.

 

 

지금 이곳은 우기라 심심하면 쏟아지는 빗줄기로 인해 4, 5월의 못 견디게 더웁던 날씨도 이제는 견딜만 한걸 보니 사람은 그럭저럭 적응하며 살게 마련인 모양이다.

메콩강변 둑을 이른 아침 산책을 하다 보면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옷차림도 제법 세련되고 몸매도 날씬한 아가씨들이 팔을 휘두르며 걷는가 하면 배가 나온 아저씨도 살빼기 운동을 하느라고 열심이다. 그리고 개를 끌고 나온 서양 아줌마들도 가끔 보이는데 이제는 여유가 생겨 그들과 마주 치면 눈인사도 자연 스럽게 한다.

 

 

동물 애호가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애완견이나 동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우호적인 표현을 하면 그들도 급진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애기 엄마에게 애기가 귀엽다고 칭찬하면 웃으며 좋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한편에는 문 닫은 길가 점포의 식탁위에 올라가 자리 잡고 편안하게 누워 옆에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잠을 자는 몰골이 형편없는 개들의 모습들도 눈에 띠어 개들도 빈부의 격차가 심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곳 라오스의 개들은 대부분 묶어두지 않고 풀어서 키운다. 골목에서 놀다 지친 개들은 차도가운데 누워서 차가 지나가도 비킬 생각을 안 한다.

 

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나이 먹은 사람들은 라오에 오면 이런 풍경을 보고 향수에 젖어 자연적으로 힐링이 될 수밖에 없다.

 

 

메콩강변을 걷다보면 메콩강 강물이 보이고 그 너머에 태국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메콩 강은 중화인민공화국 칭하이 성에서 발원하여 윈난 성과 미얀마, 타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그 길이가 4,350㎞나 되다 보니 우리나라 강의 기준으로 보면 감이 잘 안 잡힌다. 요즘은 물이 많이 불어 풍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건기에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을 보느라면 어느 쪽이 강의 상류인지 어디가 하류인지 물길의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다.

 

공자님이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아! 강물이 저렇게 흐르는 구나”

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말씀을 하셨다.

메콩강은 오늘도 쉬지 않고 흐르고 있다.

'라오스, 라오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오스의 억판사축제  (0) 2023.05.31
라오스의 3대 축제  (0) 2023.05.31
태국 농카이의 쌀라 께우 꾸 조각공원  (0) 2023.05.31
국경버스에서 일어난 일  (0) 2023.05.31
태국의 변방도시 우돈타니  (3)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