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목이 길어 슬픈 여인들의 마을 (7)

by 남상태 2023. 6. 1.
 

2018.2

태국 치앙마이에서 1일 관광을 신청했는데  목록을 보니 가는 곳이 무려 10군데나 된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루에 10곳이나 갈 수있나 조금 의아했지만 내가 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일단은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 중에 한 곳이 바로  Long Neck Karen Village 다.  긴 목의 카렌 마을?  사전에 예비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무슨 내용인가 했는데 막상 가보니 언젠가 TV에서 본 기억이 있는 목에다 링을 차고있는 여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 방문이다.
처음 링을 목에 걸고있는 기형적인 모습의 여인들을 본 순간 나는 차마 그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 이것이 그들의 전통인지, 아니면 여인들이 미를 추구하는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딱 보는 순간 그 여인들은 형벌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우리집 옆에 살고 있던 중국  여인의 전족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새로워 진다. 예전에 중국에서는 여자들이 멀리 도망 못가게 어려서 부터 작은 신발을 신겨서 발이 자라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어른이 된 뒤에도 발 크기가 어린애들 발 정도 밖에 안되어 걸을 때 아장아장 걷는다. 그 모습을 보고 어린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반대로 인위적으로 목을 길게 만들어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 놓았으니 참 사람들의 생각은 이해할 수가 없다.
 
저렇게 링을 차고 평생을 사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더구나 이제는 그 모습을 가지고 관광 상품 대상이 되어 알량한 돈을 벌고 있으니 참으로 너무 잔인한 일이다.  
목이 가늘고 길면 예뻐 보이나? 그것도 정도가 있지 완전 기형이 된 당사자는 자기의 모습에 만족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목에다 링을 끼워 목을 길게 하는 것이 아니고 링 무게 때문에 어깨 뼈가 주저 앉아 목이 길게 보인다니 참으로 무지한 행동이다. 나이가 먹은 뒤 목에 끼웠던 링을 제거하면 길고 가는 목이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니 기가 막히는데 만약 여자가 바람을 피우거나 간음을 했을 경우 벌로 링을 제거해 평생 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지내도록 한다는 얘기도 있다. 링의 무게가 5kg에서 7,8 kg까지 나간다니 그 것은 정말로 고문 수준이다.  
 
카렌족은 1948년부터 '카렌민족동맹(KNU)'을 중심으로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미얀마 정부에 대해  반정부 투쟁을 벌여왔다. 미얀마 군사정부의 토벌작전이 강화되자 카렌족은 밀림 속으로 들어가 게릴라전을 전개하거나 태국 국경지역으로 피난해 있는데 미얀마 14개 소수민족 중 카렌족만이 정부측과 휴전협정 미체결 상태이다.
그러니 태국에 도망와서 살고 있는 카렌족의 생활 형편은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카렌족 마을 방문은 300밧트라는 상당히 비싼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입장료가 전부 그들에게 돌아가는가도 의문이다.
 
그들은 마을 안의 엉성한 가게에서 그들이 집접 만든  수공예 품들을 팔아서 생활을 한다. 그런데 가게를 보는 사람은 목에 링을 건 카렌족 여인들이 대부분이고 그중에는 노인과 나이 어린 아이들도 많이 보여 마음을 아프게한다.
 
 
 
 

▼ 목에건 링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고 슬퍼 보이는 것은 나의 선입견 때문일까?

 

▼ 링은 목에만 건 것이 아니고 무릅아래에도 차고있어 더욱 답답해 보인다.

 

▼  이 할머니를 보고 목도리를 안 살 수가 없다.  내가 산 목도리를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할머니

 
▼   아기의 성별은 구별이 안가는데 제발 남자였으면 좋겠다.
 
 

▼  엄마와 아기, 아기에 대한 엄마사랑은 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왜 이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 않을까? 내가 이들을 보는 시선이 너무 편향적인가?

 
 
 
▼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쓸쓸한 마을 안 가게 풍경
 
▼ 어른이고 아이고 표정들이 밝지를 않다.
 
▼ 걸어오는 여인이 우주인 같은 모습이다.
 
▼  이 어린이는 앞으로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할까?
 
 
여행을 하다 보면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길거리를 헤메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것이 고생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못할 짓이다. 남이 보면 한심한 행동인데 본인들은 그것이 즐거워서 한다. 그런데 하는 일이 즐겁지도 않고 몸과 마음이 피곤하기만 하다면 그 처럼 불행한 삶도 없다.
그런데 카렌족들의 삶은?
생각지도 않은 카렌족 마을을 다녀 온뒤 그들의 목에 건 링과 무표정한 모습이 계속 눈에 어른거려 마음이 무겁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완도  (0) 2023.06.01
태국 우돈타니의 연꽃 호수  (0) 2023.06.01
태국 치앙마이의 길거리 미인대회 (6)  (0) 2023.06.01
블랙하우스 (5)  (0) 2023.06.01
태국 치앙라이의 화이트 템플과 블루 템플 (4)  (0)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