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청림의 바람꽃을 보러가는 날엔 바람이 유난히도 많이 불어 추위에 많이 떨어야 했다.
북한산의 인수봉을 연상케 하는 기성봉의 모습을 바라보며 찬바람 속에 계곡을 향해 걸어가노라니 과연 꽃이 몇개라도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길가의 농가 비닐하우스는 지난 겨울의 폭설의 상처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꽃을 찍으러가는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이곳 변산반도의 바람꽃은 야생화 매니아 들에게 너무 많이 알려진 탓으로 방문객으로 인해 지금 한창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니 다행이도 바람은 잠잠해 지는데 밭두렁과 산자락의 누런 낙엽을 헤치며 많은 사람들이 앉거나 아니면 업드려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디카가 보급되면서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살판이 났다. 필림이나 인화의 부담이 없으니 찍고 싶은대로 찍을수가 있어 너무나 행복한 일이 아닌가?
장비들도 어마어마해 나같이 똑딱이 디카를 가지고 꽃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드리대는 사람은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러면 어떠냐 나는 내 수준에서 찍으면 되는 것을......
많은 사진동회 회원들 사이에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 한분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뜯으면서 다니고 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바람꽃을 뜯어버리고 있지 않은가?
이 할머니 말씀이 허구헌날 많은 사람들이 차를가지고 몰려와 밭을 다버리니 사람들이 못 오도록 꽃을 없애는 중이라고 한다.
"오 마이 갓"
한 사람이 그러지 말라고 말려도 이 할머니는 막무가네다.
할머니의 잔인한 손길에 귀하디 귀한 바람꽃은 무참히도 사라지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온통 돌밭 뿐인 밭은 망가지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같이 간 친구가 과자를 한봉지 드리면서 조금 언짢터라도 마음을 푸시라고 하니 군소리 없이 얼른 과자를 챙긴다.
농촌에는 폐가가 많이 보인다. 이집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서 살고 있는지? 다 쓰러져 가는 빈집의 모습이 대나무 숲에 가려 더욱 외로워 보인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 앉은 비닐하우스의 모습
바람꽃이 돌틈에 많이도 피어 있다.
한편에는 불원천리 달려와서 꽃사진을 찍고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열심히 꽃을 뽑아아 버리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사 모두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 결과는 엄청나다. 누군가 말했지.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고.......
길가 집 마당가에 핀 복수초가 반가워 사진한장 찰칵.
바람난 아가씨를 닮아 그 이름이 바람꽃인가?
멀지 않은 곳에 내소사가 있는데 내소사 청련암 아래 계곡에 복수초가 장관이라고 하여 귀경길에 들려 보았다.
나는 복수초를 처음 보았는데 어떻게 한곳에 이토록 많이도 피었는가 의문이 된다. 관심없이 지나가면 누런 낙옆밖에 보이지 않을 계곡에 눈여겨 보면 온통 복수초가 지천이라 발로 밟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할 정도다.
간간히 노루귀의 모습도 보이는데 흰노루귀 중에 붉은색도 보여 흥미가 진진하다.
상사화의 프른 새싹들 사이에 샛노란 새싹의 모습이 꽃처럼 찬란하다. 나는 처음에는 노란 프라스틱 인조화인줄 알았다.
내소사 대웅전 문에있는 문양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 온다.
단청을 하지 않은 건물의 모습들이 고색창연한 느낌을 준다.
내소사 앞마당의 목련화 가지에는 이제 봄맞을 준비기 다 되었다고 꽃망울들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조금이라도 좋은 꽃사진을 찍으려고 너무나 열심인 야생화 동호회 회원들. 이들 중엔 나이가 많은 아주머니들도 많이 보인다.
꽃바침이 노루의 귀 같다고해서 노루귀라는 일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리 봐도 노루귀 같지 않다. 노루귀 가 이렇게 생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