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7
금요일 오후, 곡성의 노인요양병원에 가계신 어머니가 넘어져서 다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금년 92세의 연로하신 어머니가 요즘 들어 자주 넘어져서 고생을 하셨는데 이번에는 허리를 몹시 다쳐 움직이지 못한다는 전갈과 함께 급히 내려오라는 내용이다.
가장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 골다공증이 심해 넘어지면 중상이다. 토요일이라 병원에 모시고 가려면 오전에 도착을 해야 하는데 버스나 기차는 첫차를 타고가도 오전 중에 가기가 어렵다. 더구나 곡성에서 다시 큰 병원으로 모시려면 늦어도 10시 전에는 도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새벽 4시 반, 집을 출발 하여 9시 반에 도착을 했다.
꼼짝 못하고 침대에 누워계신 초췌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무너진다. 광주 병원을 두 군데나 들렸지만 90노인이라 수술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수술 도중 위험률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수술을 해도 지금은 너무 기력이 떨어져서 어렵고 며칠 기다려서 하자는 의사의 얘기, 결국 곡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방법은 두 가지다.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을 하는 방법과 진통제로 그럭저럭 버티는 방법이다.
어느 것이나 쉽게 선택하기가 난감한 상황, 일단은 며칠 경과를 보기로 했지만 그사이 어머니의 고통은 누가 대신해줄 방법이 없다.
뒤늦게 도착한 여동생과 교대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갖 걱정으로 마음이 진정이 안 된다. 주위에서는 많은 조언들을 해 준다.
“90노인은 수술을 하면 안 된다. ”
“집에서 가까운 서울로 모셔라”
모두 걱정해 주느라고 하는 얘기겠지만 정작 나는 모든 사항이 난감하기만 하다.
윤현중은 마음을 비우고 시골로 내려갔다. 백두대간 큰 산줄기 무풍면 산자락에 자리를 잡고 어설픈 농군이 되어 세월을 낚고 있다. 아픈 어머니를 두고 오는길 마음이 답답하여 집으로가는 발걸음이 자꾸만 걷돈다. 돌아오는 길에 광한루에 들려도 보았고 조용한 강가에서 흐르는 강물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지만 초라해 지는 내자신이 자꾸만 슬퍼 진다.
바람이 불지 않는 무풍지대의 윤현중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하니 들렸다 가라고 반색을 한다. 600고지 왼딴 곳에 위치한 그의 농장은 조용해서 좋다. 저녁 식사후 아래 동네에 내려와서 자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고라니가 밤새 울어대는 깊은 산골 컨테이너 에서 혼자서 하룻밤을 보냈다.
완화삼(玩花衫) - 지훈 -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