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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설경

by 남상태 2023. 12. 9.

2017-02-17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 숲은 4계절 인기 있는 탐방코스다.  수피색이 회백색인 자작나무는 다른 나무와 한눈에 구별이 된다. 그리고 어딘지 기품있어 보이는 분위기 탓에 일단은 기본점수를 먹고들어 간다.  몇년전 여름철에 가본 적이 있는데 흰 눈 덮인 겨울철에도 멋이 있다고 하여 혼자서 카메라를 둘러메고 방문을 하였다.

 

▼ 겨울철 평일이라 그런지 방문객은 그리 많지를 않다. 주차장이 여유가 있어 차 대기가 편하다. 이제 우리나라는 옛날과 달리 집집마다 차들이 있어 어디 가나 주차 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데 오늘처럼 주차장에 여유가 있으면 어쩐지 큰 혜택을 받은 기분이다. 더구나 주차비도 없고 입장료도 없으니 갑자기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주차장에서 목적지인 자작나무 숲 입구까지는 언덕길 3.2km를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시간은 1시간 남짓 걸린다. 평상시 걸음을 많이 걷지 않던 사람들은 조금 힘이 든다고 호소도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주차장 건너편에 자작나무 숲길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는데 자동차 통행은 금지다. 구름 한점 안 보이는 화창한 날씨에  천천히 걷는 눈길은 더할 수 없는 힐링 방법이다.

눈이 아직 녹지 않아 봄철 산불방지 기간(2월 1일 ~5월 15일)을 2월 말까지 연장했다.  2시가 지나면  입장을 제한한다.  멋모르고 늦게 왔던 사람들은 당황을 한다.  먼길을 떠나면서 가는 곳의 정보를 한번 검색하고 떠나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아도 되는데 옆에서 봐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입구에서 눈길이 위험하다고 아이젠을 팔거나 빌려주는데  나는 미리 준비는 해 갔지만 걸을만 해서 착용을 하지 않았다.

올라가다 보면 음지나 기온이 낮은 곳은 아직 눈이 많이 남아 있어 한겨울 산행을 하는 기분이 난다.

 

▼한참 온것 같은데 아직 600m밖에 못 왔다. 주위 경관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는다.

 

▼쉬엄 쉬엄 걷다 보니 어느새 2.5km를 올라왔다. 이제 남은 거리가 700미터다.

 

▼드디어 목적지가 앞에 보인다.  앞에 보이는 건물 왼쪽으로 내려가면 자작나무 숲이다.

 

▼ 고귀한 자태를 뽑내고 있는 자작나무 숲이 어서 오라고 반가운 손짓을 한다. 이곳 자작나무 숲은 1.38㎢로 조성된 자작나무가 69만 본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작나무 숲이다. 

자작나무는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자작나무라고 한다는데 정말 그런 소리가 나는지 한번 듣고 싶다.

 

백화(白樺)〉라는 시가 있다.

                                            백 석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山너머는 平安道 땅이 뵈인다는

이 山골은 온통 자작나무 세상이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다. 나무껍질은 종이처럼 얇아 보이는데 이 얇은 껍질이 겹겹이 쌓여 있다. 껍질을 맨 손으로 만져 보면 그 감촉이 놀랄 정도로 부드럽다. 옛날에는 껍질에 불경이나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자작나무는 키가 30m 정도로 늘씬한 자태를 뽐낸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너도 나도 사진을 찍는다. 사진이 잘 나오고 안 나오고는 나중 일이고 일단은 사진찍는 즐거움이 먼저다.

 

 

▼자작나무 표피가 쓰임새가 많다고 하니   욕심 많은 우리 민생들이 그냥 갈 리가 없다.  나무야 죽든 말든 껍질을 홀랑 벗겨 간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 푸른 하늘을 향해 손짓하는 자작나무들

 

 

▼흰 눈과 어우러진 하얀 표피의 자작나무 모습들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 벤치에 앉아서  출발지점 입구의 가게에서 사가지고 온 천 원짜리 빵을 점심 대신 보온병의 커피와 먹었다. 그런데 그 맛이 일품이다.

 

 

▼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내려가는 눈길이 잘 정돈된 스키장의 슬로프처럼 쭉 뻗어있다. 터덜터덜 걸어 내려가는 3km의 하산길이  더없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 걷다보니 주차장의 모습이 보인다. 오늘 하루 행복이 가득한  겨울 나들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