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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알바트로스”라는 신기한 새를 아십니까?

by 남상태 2023. 9. 2.

이 세상에는 약 18,000종 이상의 새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숫자는 새로운 연구와 발견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서, 현재의 수는 조금 더 많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새 중에서 가장 멀리 가는 새, 그리고 가장 큰 새, 가장 오래 공중에 머무는 새, 가장 빠른 새는 어떤 새일까?

 

새가 날갯짓하며 공중에 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땅 위에 사는 우리는 신기하기만 한데 그 기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새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멀리 나는 새는 '알바트로스 라는 새'. 하루에 800km를 날 수 있고  16,000km 정도는 땅에 내리지 않고 날아간다고 한다. 심지어는 5,6년간  땅을 밟지  않고 바다 위를 날아다니며 산다고 하니 상식적으로 믿어지지가 않는데 학계에서 연구 결과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바다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을 날아다니는 동안 물과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는 가라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알바트로스가 바닷물을 마시면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은 흡수가 안되고 눈 위의 소금샘으로 이동을 한 뒤 부리 위의 콧구멍을 통해 밖으로 배출을 한다. 그리고 먹이는 오징어나 바닷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하니 굶고 다니지는 않는 것 같다.   

 

알바트로스는 비행이 가능한 조류 중에서 가장 큰 새에 속하며, 날개를 편 길이가 3~4m, 몸길이가 91cm에 달하는데 알바트로스는 날개 접고 지상에 앉아있는 모습이 옆에 쭈그리고 앉은 여성의 크기와 거의 같다고 한다. 

이 새는 활공만으로 수십 킬로미터를 날 수 있다고 하는데 날개 구조가 길고 좁아서 오랜 활공에는 유리하지만, 빠른 이착륙에는 공기를 날개로 치고 올라가는 힘이 부족해 빠른 이착륙을 하기에는 상당히 불리하다.

그래서 이 새는 상승기류를 타야  비행이 용이해서, 이륙할 때 바닷가 절벽에서 날갯짓을 퍼덕퍼덕하며 이륙 준비를 하는데 비행이 능숙하지 못한 어린 개체들의 경우엔  벼랑 아래로 떨어져 뱀상어 같은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덩치가 큰 만큼 날개 힘은 세다.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른데 회색 머리 알바트로스는 수평비행 시 시속 127km/h를 기록하여 기네스북에서 수평비행시 가장 빠른 새로 기록되어 있다.

하강 기준으로 가장 빠른 새는 시속 389Km인 송골매이고 바늘꼬리칼새가 시속 160km 이상을 측정한 적은 있는데, 측정 기준이 부정확한 탓에 정식으로 등재되지 않은 상태다.

 

알바트로스는 긴 날개를 이용해서 아주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오랜 시간 공중에 떠 있을 수 있으며 이때  Dynamic Soaring이라는 비행술을 쓰는데, 이것은 상승기류를 활용해서 자기의 에너지를 쓰지 않고 나는 방식이다.

비행중 상승기류의 부양력이 떨어지면 비행 고도를 낮추는데 이러면 위치 에너지가 감소한 만큼 운동 에너지, 즉 속력이 향상되어 바로 다음 상승기류를 찾아 날아오를 수 있다. 그래서 일명 "바람의 마법사" 라고 부르기도 한다. 

 

알바트로스 중 한 종류인 나그네알바트로스(Wandering Albatross)는 이런 효율적인 비행술 덕에 몇 년씩 바다에서 생활하다가 번식을 위해서만 땅에 오기도 한다는데  우리 인간의 상식으로는 선뜻 믿어지기가 않는다.

 

 

 

이 새는 속칭 '바보새'라고도 불리는데 진짜 지능이 낮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날개가 너무 커서 땅 위에서는 큰 날개를 애써서 꾸겨 넣고는 뒤뚱뒤뚱 걸어 다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에서는 왕자지만 땅에서는 비참한 신세'라고 노래한 시인도 있다. 원래 일본에서 이 새를 두고 바보새라는 뜻인 아호도리라고 불렀고, 이것이 일본에서는 공식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새의 날개가 너무 커서 이착륙을 잘하지 못하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기원을 밝히고도 있다.

 

알바트로스가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길을 잃고 오는 경우 말고는 여간해서는 볼 수가 없는 새로 일제강점기 일본의 생물 도감 등을 그대로 직역한 '바보새가 별명이다.'라는 인식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남아있어 현재까지도 각종 어린이용 생물 교재에는 바보새라는 별명으로 실려 있다.

 

이 새는 카리스마 있는 옆면과는 달리 정면은  순진하고 바보 같아 보이지만 뒤뚱거리며 걷는 동작, 사람을 동족으로 착각하고 계속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모습, 그리고 순진한 눈망울 등은 우리의 눈길을 끄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알바트로스는 짝짓기 춤이 특이하고 아름다워 다큐 등에서 곧잘 소개되곤 하는데. 한번 결혼하면 평생 동안 같이 지내고 짝이 죽으면 다시 짝을 찾지 않고 혼자 산다고 하는데 사람보다 훨씬 의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번식할 수 있는 나이는 약 10살 정도인데 1, 혹은 2년에 한 번, 알을 딱 하나만 낳는 새이며 알이 부화하는 데는 9개월이 걸리고 암컷과 수컷은 교대로 알을 품으며 새끼 양육을 부부가 함께한다.

이 부부 새가 함께하는 기간은 50년 내외로 이혼율이 0이라고 하니 "일편단심"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수명이 길어서 레이산알바트로스(Laysan albatross) '위즈덤'이라는 별칭을 가진 암컷은 2017년 기준 66세의 나이에 새끼를 기르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하는데 그 후에도 20213월에 70세의 나이로 계속 새로운 새끼를 기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 15년 동안 거의 매년 새끼를 부화시켰다고 한다.

각국이 개체수 보존을 위한 연구 노력을 많이 하는데, 워낙 새가 순해서 학자들이 품고 있는 알이나 부화한 새끼의 무게를 측정하려고 다가가면 살짝 쪼거나 부리를 딱딱거리는 위협적인 행동을 하긴 하지만 결국 멀뚱멀뚱 바라만 보다가 알이나 새끼를 빼앗기고 만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알바트로스의 서식지에 외부 생물체가 진입하면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받게 되는데 특히 번식지에 쥐가 유입되면 엄청나게 치명적이라고 한다.

쥐들이 알을 훔쳐먹는 것은 물론 새끼나 알을 품고 있는 성체까지 잡아먹는데, 성격이 착한 이 새들은 쥐가 산 채로 몸을 뜯어먹는 상황에서도 알을 지키기 위해 반항조차 하지 않고 둥지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그대로 목숨을 잃는다니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재는 안타깝게도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데,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먹었다가 죽거나 새끼에게 먹이로 주는 바람에 번식 성공률이 떨어지고. 또한 원양어선 근처에서 먹이를 찾다가 주낙에 걸려 익사하는 숫자도 많다고 하니 결국 인간들이 생태파괴의 주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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