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카빙스키 3년차

남상태 2023. 11. 21. 17:25

(2014-12-29  이글루스)

 
징검다리 크리스마스 연휴인 26일 11시, 양양을 향해 출발을 하려는 순간  병광형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지금 어디 오냐?"
"네, 지금 막 출발을 했습니다.  4시경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병광 형님은 아마도 도착할 때 까지 몇번은 전화를 하실 것 같다.
 
연휴 중인데도 길은 별로 막히지 않는다. 오늘은 저녁 전에 도착하면 되니 그리 서둘르지 않아도 된다. 조금있으니 종호 한테서도 전화가 온다.
"어디 오세요?"
"지금 가고있어,  4시경이면 도착할 것 같아"

1차목적지는 양양 종호네 집, 주위풍경을 구경하며 여유있게 가는길에 병광형님의 전화가 온다.
"너, 종호네로 가지 말고 공방으로 와라"
" 왜요?"
"종호네 딸들이 온대"
"알았습니다"
 
그래서 목적지는 갑자기 병광형님 공방으로 바뀌었다. 공방과 종호네는 10분 거리이니 별 상관은 없다. 인제 근처를 가고 있는중 다시 병광형님 전화.
"지금 용일이가 양양에 와 있다고 하니 용일이도 오라고 연락해라" 
용일이 한테 전화하니 벌써 서울로 올라갔다. 너무 여러 사람 모이면 결국 술판만 커진다.
네비가 가르키는 도착시간이 4시였는데 공방에 도착한 시간이 3시 55분, 핸드폰 네비의 성능이 참 기가 막히다.
 
공방에 도착하자마자 병광형님의 첫 마디
" 너 스리핑백 가져왔냐?
" 당연하지요, 저도 눈치가 100단 입니다"
오는 손님에게 스리핑 백 가져 오라는 사람은 아마도 병광 형님이 유일하리라.
 
조금있으니 종호도 도착을 한다. 종호가 온후  술자리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세사람중 내가 술을 별로 먹지를 않으니 술자리가 그렇게 흥이 나지 않아 술 소비가 생각보다 더디다.
 
내일 일정은 오전에 알파인 스키를 타고 오후에는 노르딕을 하기로 했다. 강찬용 감독에게 전화를 하니 기다리겠다는 대답, 그런데 그 계획이 내맘대로 될려는지는 의문이다.


다음날 아침, 종호가 스키를 타지 않아 병광 형님과 둘이 아침 9시 반 용평스키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백발이 성성한 병광형님을 보고 옆에서 주차를 하던 젊은 부부가 신기한 듯 병광 형님의 연세를 묻는다.
80이 넘었다고 하니 그 연세에 스키를 타시냐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너무 멋지세요" 소리를 연발한다.  그바람에 70노인인 나는 완전히 존재감이 없어졌다.






▼ 병광형님은 시즌권이 있어 나 혼자 표를 끊으러 갔다. 반일권을 사려고 보니 가격이 무려 59,000원,  카드를 꺼내 반일권 리프트 권을 달라고 하니 경로냐고 묻는다. 용평은 경로 우대가 없는 줄 알았더니 35%나 해준다는 반가운 설명, 그바람에 38,300원에 반일권을 끊었다. 경로사상이 투철한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다.^^^

 
 


▼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니 썰매장이 옆에 보인다. 내려오는 썰매 속도가 대단하다.


 


▼ 카빙스키는 스키를  바꾼지  벌서 3년차다. 하긴 1년에 몇번 타지를 않으니 년차를 따질 것은 못되지만 오늘은 그동안 이론적으로 공부한 것을 한번 테스트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나는 플르크보겐과 카빙 스키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를 못하겠는데 아무래도 저명한 선생님이 필요할 것 같다.


 
 
▼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기초는 상당히 중요하다. 기초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혼자서 주먹구구식으로 배우는 운동은 결국 동네 축구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리프트위에서 스키 타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니 제대로 타는 사람들이 별로 안보인다.
 
 
 
 



▼  중급자 코스에서 계속 타다가 블루 코스를 올라가 보았다.
이제는 상급자 코스를 절대로 가지 않고 즐기는 스키를 타자고 다짐을 했는데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그 결심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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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많을 시즌 중인데도 사람이 별로 보이지를 않는다. 불경기 탓인가?





▼ 자! 이제 시원하게 한번 내려가 보자.




 
 
▼ 나이가 먹으니 아무래도 젊었을 때와는 체력적인 차이가 나는 것 같다.  하긴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이도 노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젊은이들 뿐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양띠해, 나의 해가 돌아오니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슬며시 든다.

오전 스키를 타고 병광 형님을 찾으니 이곳에서 만난 형님 후배들과 점심을 하고 계신다고 그리로 오라고 한다. 그팀과 어울리면 술감당이 안되어 나는 혼자서 강찬용 감독 집으로 가서 둘이서 진부에 있는 염소탕 집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강감독 제자의 학부형 집이라고 하는데 입에 딱 맞아 오래간 만에 포식을 했다. 그러다 보니  오후에 노르딕 스키를  타려던 계획은 날라가 버렸다.




 
 
 
▼ 강감독 숙소로 온다던 병광 형님은 낮 술이 계속되는 바람에 후배들과  그곳 콘도에서 하룻밤을 보내셨고 나는 강감독 숙소에서 잤다.  다음날 아침  오전 스키를 타러 용평스키장으로 가서 병광 형님을 만났다. 
 
 



▼ 오래간만에 콘도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같이 탄  젊은 부부가 아래를 내려다 보며 신기해 한다. 그 부부는 스키는 타지 않고 콘도라를 타고 관광만하는데 콘도라 탑승권이 1인당 14,000원이라고 한다.
 
 
 
 




▼  정상에서 내려오는 레인보우 파라다이스 코스는 그전에는 마찻길이라고 불렀는데 길이가 5,600m로 우리나라 스키장 스로프중 최장 코스다. 표고차는 702m, 오래간만에 15리 길을 스키를 타고 내려오려니 참 길다는 생각이 든다.  다 내려 와서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운동 부족인가 아니면 나이 탓인가?
 
 
 

▼ 레인보우파라다이스 슬로프에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 뒤늦게 강찬용 감독에게서 스키장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온다. 강감독을 만나 스키 특별 강습을 받았다.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감독에게 일대일 교습을 받으니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스키탄지 50년 만에 제대로 된 강습을 받았다. 강감독이 교습전에 내 스키 타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그동안 많이 타셨네요, 자세만 조금 고치면 되겠습니다" 라는 평을 한다.
그래서 사람은 평생 배워야한다는 얘기가 있다.